정봉주 “3석 확보 책임지겠다… 걸림돌 되기 싫어”
손혜원 “당 미래는 민주당 판단에 달려”
4ㆍ15 총선의 열린민주당 바람은 ‘찻잔 속 미풍’에 그쳤다. 21대 국회에서 고작 3석을 확보하자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책임을 지고 당직에서 물러난다고 16일 밝혔다. 손혜원 최고위원은 당의 미래를 “더불어민주당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16일 열린민주당은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5.4%를 얻어 3석을 확보했다. 열린민주당에서 국회에 입성하는 비례대표 1~3번 후보는 김진애 전 의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강민정 전 교사다. 비례대표 4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6번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8번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주목을 받았던 이들은 낙선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6, 7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왔던 최근 여론조사는 물론 당의 목표에 못 미치는 수치다.
정 최고위원은 이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통감하며 책임을 지려 한다”며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을 비우고 내려놓고 시작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며 “국회 진입에 실패한 후보님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압승에 박수를 보낸다. 제가 걸림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 최고위원이 만든 열린민주당은 창당부터 친문(친문재인) 성향을 드러내면서 민주당과 ‘형제정당’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표 분산을 우려한 민주당의 선 긋기에 결국 지지층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당 지지율이 높아지자 열린민주당 안팎에선 ‘제2교섭단체 구성’ 관련 얘기까지 나왔지만 결국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 최고위원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향후 열린민주당의 행보를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손 최고위원은 “당선자들과 당내 지도부가 마지막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그것은 민주당과 합의해서, 협의해서 내야 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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