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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위기 속 ‘글로벌 투표 모델’ 된 21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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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위기 속 ‘글로벌 투표 모델’ 된 21대 총선

입력
2020.04.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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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명동 제1투표소 바닥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알리는 그림이 붙어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명동 제1투표소 바닥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알리는 그림이 붙어 있다. 뉴시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40여개국이 선거를 연기하거나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5일 21대 총선이 혼란 없이 치러졌다.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감염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발생하던 두 달 전만 해도 정치권에서 선거 연기론이 공공연히 거론됐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수천만 명이 이동한 선거를 대과 없이 치러낸 우리의 역량은 평가할만하다.

이날 높은 투표율로 혼잡한 투표장도 많았지만 유권자들은 방역당국의 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 충분한 간격 유지, 발열 검사, 손소독 후 비닐장갑 착용, 마스크 내리고 신분 확인 등 여느 선거와 다른 복잡한 절차를 불평 없이 따르며 한 표를 행사했다. 어렵사리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1만명이 넘는 자가격리자들도 까다로운 방역절차를 잘 따랐다. 일반인 투표가 마감된 뒤에야 투표를 할 수 있었지만 이들은 한정된 시간을 준수하며 한 표를 행사했고 투표를 마친 뒤 곧바로 귀가했다. 우려했던 자가 격리자들의 지침 위반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빠른 진단과 적극적 치료로 대규모 전파를 막아낸 한국의 방역체계는 ‘K-방역’으로 불리며 세계적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전국 선거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해외 언론들은 우리의 ‘방역 선거’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19 확산 중 선거를 치르기로 한 결정은 ‘아시아 민주주의 신호탄’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호평했다.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정치 일정이 대부분 중단된 민주주의 선진국 미국이 우리의 총선을 주목한 점도 의미가 있다. 미국의 언론들이 사전투표와 손소독제 활용, 투표소 소독, 투표소 대기줄의 간격 유지 등 우리의 다양한 예방 조치들을 주목한 것도 그런 이유다.

코로나19의 강력한 전파력 때문에 투표 참가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이번 총선은 우리의 선거사에 기록됨은 물론, 코로나19 시대의 글로벌 투표 모델로도 자리매김할만하다. 미증유의 재난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모범적인 ‘방역선거’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방역 조치에 자발적으로 협력하며 투표에 동참한 국민들에게 그 공이 돌아가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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