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 총선이 코앞에 닥치자 선거판이 막말과 비방, 욕설로 급격히 혼탁해지고 있다. 역대급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른 후보자들의 자질도 문제지만 네거티브 선거로 표를 얻으려는 정치권의 구태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번 총선 최대 막말 사례를 꼽으라면 단연 ‘세월호 텐트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자다. 그는 문제 발언으로 당 윤리위로부터 탈당 권유 조치를 받은 뒤에도 해당 발언을 계속했다. 통합당은 세월호 막말이 갈수록 젊은 층과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자 13일 뒤늦게 제명 절차를 밟았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내팽개친 불량 정치꾼조차 걸러내지 못한 무능함도 문제지만 같은 패거리라는 이유로 감쌌다가 호되게 두들겨 맞은 공당의 신세가 한심할 따름이다.
범여권도 다르지 않다. 인권변호사 경력을 내세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는 과거 여성 비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경력이 논란이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겨냥해 “이씨, 윤씨, 양씨, 너네”라고 낮춰 불렀다. 이런 정치인이 만든 짝퉁 위성정당이 선거제도의 허점을 틈타 범여권 지지층 표를 노리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적대적 진영 정치의 민낯도 드러나고 있다.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원 유세에서 통합당을 ‘쓰레기 같은 정당’이라고 표현한 게 대표적이다. 그 전엔 이해찬 대표가 통합당을 “토착왜구” “팔뚝에 문신한 조폭”에 비유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자기들 목적을 위해서라면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거대 양당 지도부가 앞장서 적대적 선동에 나선 형국이다. 김진태 통합당 후보자 측의 세월호 현수막 훼손 등은 이런 공공연한 혐오와 적대가 부추긴 사건이다.
상대는 인정하지 않고 나만 옳다는 독선의 정치를 더는 놔둬서는 안 된다. 자기 확신에 빠져 상대를 향한 막말과 욕설쯤은 괜찮다고 보는 저질 정치도 퇴출해야 한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권이 먼저 깨닫지 못하면 유권자가 나서 호되게 회초리를 내리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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