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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국산화를 향해] “300㎜ 반도체 원판서 나노 단위 잘못된 부분 찾아내… 기술 장벽 높았지만 세계 우뚝”

입력
2020.04.20 13:28
수정
2020.04.21 10: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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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글로벌 3대 반도체 웨이퍼 검사 장비 업체 ‘넥스틴’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의 기술 자립 중요성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들의 핵심 기술과 경쟁력을 격주로 소개합니다.

박태훈 넥스틴 대표이사 사장. 넥스틴 제공
박태훈 넥스틴 대표이사 사장. 넥스틴 제공

“웨이퍼(반도체 원판) 검사는 기술 장벽이 높다 보니 우리나라 과학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 세계가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차원(2D) 웨이퍼 검사 장비 기술에 관한 한 세계 3대 업체로 우뚝 섰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주변에선 생존 자체를 의심했지만 이젠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데 대한 자부심으로 보였다. 최근 박태훈(54) 넥스틴 대표가 전한 창업 당시와 현주소는 그랬다. 경기 화성시 동탄면에 위치한 넥스틴은 반도체 전 공정에 대한 결함 검사 장비를 국산화한 전문 제조업체로 2010년에 설립됐다. 넥스틴은 현재 1조5,000억원 규모의 세계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 업계 1,2위 기업인 미국 ‘KLA-텐코’와 일본 ‘히타치’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거쳐 미국 KLA-텐코에서 8년간 연구직으로 근무했다. 당시 KLA-텐코 핵심연구원은 대부분 이스라엘 사람들로 구성됐다. 반도체 웨이퍼 검사 기술은 첩보위성과 원리가 비슷한데, 첩보위성 기술을 보유한 6개국 중 이스라엘만 유일하게 민간에 기술을 이양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넥스틴도 현재 이스라엘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소엔 첩보위성 근무자 등 소프트웨어(SW), 이미지프로세서 엔지니어 8명이 근무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검사의 핵심은 고해상도 사진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광학 기술과 결과물을 비교해 차이점을 발견하는 이미지 SW 기술이다. 첩보위성이 각 지역 사진을 찍어 시간대별로 달라진 사항을 비교하는 것처럼, 300㎜ 반도체 원판에서 나노(1나노=10억분의 1m) 단위의 패턴을 촬영하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넥스틴 대표 반도체 소자 검사 장비 '이지스(AEGIS)'. 넥스틴 제공
넥스틴 대표 반도체 소자 검사 장비 '이지스(AEGIS)'. 넥스틴 제공

넥스틴은 이미지 SW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웨이퍼 샘플 이미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위해 독일 비영리 정부출연기관인 프라운호퍼와도 손을 잡았다. 프라운호퍼는 인피니온 글로벌파운드리 등 독일 반도체 업체의 다양한 샘플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넥스틴은 2014년 10월 프라운호퍼에 장비를 보내 1년간 성능을 시험한 뒤 2015년 ‘이지스(AEGIS)’ 개발에 성공했다. 그 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SK하이닉스 제품 인증에 이어 2018년엔 비메모리반도체인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CIS) 부문에서도 인증을 받아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메그나칩으로부터 제품 승인도 얻었다.

넥스틴의 주력 제품은 경쟁사들과 달리 대면적 2D 이미지 획득 기술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계·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이미지 잡음을 감소시켜 검사 감도, 검사 속도 성능을 폭발적으로 높인 게 장점이다. 넥스틴은 해당 기술이 검사 장비의 핵심 요인인 정밀도 및 처리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술인 만큼 향후에도 상당 기간 대부분의 반도체 검사장치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과거 1차원 검사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적층 검사가 필요해졌는데, 우리가 2D 이미지 획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며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국회사라는 선입견을 이겨내고 진정한 장비 성능으로 승부를 내는 기회를 맞이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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