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시뮬레이션 결과
사회적 접촉 코로나 이전보다 25% 감소에 확진자 1만명
접촉 수준 50% 회복하면 한달 새 4만명 증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 생활방역위원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맨 오른쪽)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재 시점에서 중단할 경우 한달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누적으로 4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런 전망은 정부가 10일 처음으로 개최한 제1차 생활방역위원회에 보고됐다. 생활방역위원회는 현행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정부 주도의 사회적 협의체다.

이날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생활방역위원회 회의에서는 직장과 학교, 가정에서의 일상을 국민에게 돌려주면서도 신종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한 ‘지속 가능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생활방역)’ 방안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립암센터가 9일 시행한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기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 사회적 접촉 수준은 신종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의 25%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달 22일부터 경제ㆍ사회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강화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불필요한 만남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학조사와 대량 진단검사를 통해 환자 발견 속도가 빨라지면서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기 교수는 “10일 기준 환자 규모가 1만여명(1만450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뮬레이션의 예측과 맞아 떨어진다”면서 “실제로 3월 KTX 이용객을 따져보면 전년의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금 당장 멈출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사회적 접촉 수준이 50% 정도 회복됐다고 가정할 때 다음달 9일에는 하루에만 4,854명이 확진판정을 받고 누적 확진환자는 4만3,569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사회적 접촉을 줄인 동력의 절반 이상은 휴업 등 학교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으로, 이러한 조치들이 적절한 대책 없이 완화된다면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기 교수는 “확진환자가 5만명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생활방역위원회 회의의 초점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기전에 맞게 수정하되 완화한다기보다는 최대한 지속하는 방향을 찾는 데 맞춰졌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경제 상황이 나쁘니까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금 풀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나왔으나 대체로 계속 지속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서 “의사들은 기술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완화한다면 학교 등을 중심으로 집단으로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김동현 한국역학회회장,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각계에서 위촉된 전체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참석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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