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인류가 생태계 위기를 무시한 것에 따른 자연의 대응일 수 있다고 밝혔다.
9일 미 방송 CNN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영국 매체 ‘더 태블릿 앤 코먼웰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생산과 소비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 세계를 이해하고 심사숙고 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누가 지금 호주의 산불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또 누가 홍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부분적 재앙에 대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들이 자연의 보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의 대응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CNN은 또 평소 신자와 관광객들로 가득 찼던 주일 미사가 이제는 텅 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진행되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교황청의 운영 방식도 급격히 변화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올해 83세인 교황은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 호흡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감기 증세로 두 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기관지염에서 회복 중이며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화요일마다 고해성사를 하면서 자신의 이기심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또 노숙자들이 호텔이 아닌 주차장에 격리되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 노숙자들이 격리된 사진을 봤다”면서 “호텔은 비어있는데 이들은 호텔에 들어갈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을 돌봐야 할 때”라면서 현재 격리 상태에 처한 이들에게도 “다가올 미래를 위해 자신을 돌보라”고 당부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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