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로 옮겨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가호흡이 가능하고 병세도 다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중태 가능성 등 여러 억측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타임스는 8일 “존슨 총리의 고열 증세가 가라앉고 있다”면서 “이는 그가 병을 이겨내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라고 전했다. 총리직을 대행하고 있는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존슨 총리가 안정적인 상태로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내가 아는 한 ‘싸움꾼’인 존슨 총리는 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 측은 중태설과 행정 공백 우려 등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최측근인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총리는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지 않다”면서 “산소를 공급받긴 했지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얻기 위해 집중치료병상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존슨 총리 유고에 대비한 ‘거국 내각’ 가능성도 일축했다. 통상 집중치료병상에 입실할 경우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는 중환자로 인식된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총리실은 라브 장관의 업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역할을 물려받는다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주요국 지도자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상태에서 국정을 이끌어오다 발열ㆍ기침 등의 증세가 계속되자 5일 오후 런던 세인트토머스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상태가 악화하자 이튿날 중환자실 치료로 전환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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