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What]식약처,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홍보 위해 마스크 특별 제작
“처음 보는 마스크인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세종청사 위기관리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에 ‘낯선’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습니다. 바로 ‘힘내라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면마스크였습니다. 정 총리뿐만이 아니었어요. 유은혜 교육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다른 참석자들도 동일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죠.
국무위원들이 나란히 똑같은 마스크를 쓰고 나와 마스크의 ‘정체’를 두고 궁금증이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무위원들은 어째서 한날 한시에 같은 마스크를 착용한 걸까요? 이 마스크는 대체 어디서 온 마스크일까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디서 파는 마스크인지 묻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힘내라 대한민국’ 마스크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마스크는 아니었습니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이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최근 100개 안팎으로만 주문 제작한 마스크로 확인됐습니다. 그 마스크를 정 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들이 이날 처음 쓰고 공식석상에 나선 것이고요.
식약처는 어쩌다 마스크를 만들게 된 걸까요? 최근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관련해 KF80, KF94, KF99 등 보건용 마스크 외에 필터를 장착한 면마스크도 비말(침방울) 차단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식약처는 2일 마스크에 사용하는 교체용 필터의 품질기준 신설 내용을 담은 ‘의약외품에 관한 기준 및 시험방법 일부 개정안’을 고시했는데요. 고시에 따르면 앞으로는 식약처 인증을 통과한 필터 제품만 보급될 수 있도록 규정이 마련돼 정전기 필터를 장착한 면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에 준하는 침방울 차단 효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한마디로 인증을 통과한 필터 교체형 마스크라면 보건용 마스크와 동등한 성능을 지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식약처는 새로운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필터 교체형 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와 동등한 성능을 보인다는 점을 국민께 알리고, 건강한 일반인의 면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직접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고 합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문구를 활용한 디자인도 모두 식약처의 아이디어라고 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단발성으로 특별 제작한 탓에 시중 판매나 추가 생산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정세균 총리를 비롯한 나머지 국무위원들이 착용한 마스크는 모두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라며 “소량 제작해서 시중에 동일한 제품은 없지만, 일반 필터 교체형 마스크 제품은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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