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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코로나바이러스 박멸” 민간요법까지 등장한 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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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코로나바이러스 박멸” 민간요법까지 등장한 자카르타

입력
2020.04.08 13:21
수정
2020.04.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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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민들이 이른 아침 도심 인도에 앉아 아침 햇살을 쬐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민들이 이른 아침 도심 인도에 앉아 아침 햇살을 쬐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교통 지옥’이라는 악명이 무색할 정도로 도로가 한산하다. 대신 이른 아침 인도에는 시민들이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30도에 육박하는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래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일부 공장에선 시간을 정해 노동자들이 매일 아침 햇살 쬐기를 하고 있다. 일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책이다. “아침 햇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것이다.

일부 한인 기업도 동참하고 있다. 자카르타 남쪽 도시 보고르의 한인 박스제조업체 ㈜인도박스우타마자야 직원들은 2주 전부터 매일 오전 10시 공장 마당에서 아침 햇살을 쬐고 있다. 이철훈 대표는 “햇빛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건강에 좋다는 직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해양투자조정장관(부총리급)을 비롯해 내무부, 보건부 등 일부 장관들이 일광욕의 중요성을 언급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정부 인사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아침 일광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결국 가짜뉴스로 판명이 나긴 했지만 ‘아침 햇살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뉴스도 퍼졌다. 실제 효과는 어떨까. 현지 의료계에서 아침 일광욕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나섰다.

8일 현지 원격의료업체 할로독(halodoc)에 따르면 햇빛에 노출되면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D의 생성을 자극한다. 아울러 일광욕은 백혈구를 증가시켜 병을 극복하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게 한다. 혈압 안정 및 뼈 건강 증진 등에도 도움이 된다. 일광욕이 면역 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햇빛을 쬐는 적절한 시간으로는 오전 9~11시를 제시했다. 너무 이르거나 늦으면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한인 박스제조업체 인도박스우타마자야 직원들이 8일 오전 10시 공장 마당에서 아침 햇살을 쬐고 있다. 인도박스우타마자야 제공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한인 박스제조업체 인도박스우타마자야 직원들이 8일 오전 10시 공장 마당에서 아침 햇살을 쬐고 있다. 인도박스우타마자야 제공

그러나 할로독은 아침 햇살 쬐기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고, 주요 예방책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실내에 머물면서, 주위를 소독하고, 비누로 손을 씻는 게 더 낫다고 밝혔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일광욕을 하면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마디로 아침 일광욕은 면역 강화 등에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건 아니다.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인 의사는 “미국의 일부 내과 의사들이 비타민C, D와 아연 등을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한다는 소식이 있었다”라며 “아연은 바이러스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평소에 비타민과 아연이 들어간 영양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민간요법이 등장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자카르타는 봉쇄 대신 재택근무 의무화 등을 담은 ‘대규모 사회제한조치(PSBB)’ 방안을 내놓았다. 10일부터 2주간 시행되는 주요 정책은 △보건, 식품, 에너지, 통신, 금융 및 은행, 상품, 소매, 전략산업의 물류 및 유통을 제외한 사무 활동 중단 △재택 수업 △5명 이상 모이지 말 것 △결혼식 등 행사 금지 △대중교통 운행 제한 △고젝(온라인 오토바이택시)은 물건만 운송 등이다. 전반적으로 기존 대책을 강화하거나 연장한 수준이다. 빈민층에겐 쌀 설탕 등 9가지 생필품을 가리키는 슴바코를 3개월간 지급한다. 전날 기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환자는 2,738명, 사망자는 221명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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