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종편) 소속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뒷조사를 위해 현직 검사장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규명해 달라며, 시민단체가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등 의혹 당사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일 채널A 이모 기자와 이름을 특정하지 않은 검사를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서중 민언련 공동대표는 고발장을 내면서 “기자가 협박을 통해 취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고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언련은 MBC 보도 내용을 근거로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찰 고위 관계자 사이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의견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검사도 함께 고발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아직 위 검사가 누구인지 명확히 특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해당 검사의 이름을 고발장에 기재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MBC는 “채널A 기자가 금융 사기죄로 수감 중인 신라젠의 대주주 이 전 대표에게 접근해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 검사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들려주며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사건 당사자들이 “녹취록에 있었다는 대화는 검사장과 기자 사이에 오간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유착 의혹을 MBC에 알린 제보자가 사기 등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친여권 성향 인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건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흘렀다.
다만 민언련이 “사태의 진상을 밝혀 달라”며 고발장을 냈지만, 검찰이 당장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낮다. 대검찰청이 진상 파악을 위해 채널A와 MBC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채널A 역시 자체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채널A 경영진을 상대로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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