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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의 9988] 육류 섭취 줄여 건강한 삶 추구… ‘리듀스테리언’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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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의 9988] 육류 섭취 줄여 건강한 삶 추구… ‘리듀스테리언’이 뜬다

입력
2020.04.08 01: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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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김주영 기자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김주영 기자

우리나라에서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널리 소비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불고기 식당과 갈빗집이 급속히 늘어난 것도 이즈음이다. 경제가 성장하며 형편이 나아진 게 배경이었다. 육류는 영양가가 높은 단백질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서양에선 일찍이 쇠고기 스테이크나 햄버거 등 육류가 식생활의 중심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새 붉은 육류(red meat)가 가정에선 물론 외식에서도 주류가 됐다.

붉은 육류는 과거 가난하고 영양이 부족한 시절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 바가 컸다. 그러나 이제 붉은 육류는 수명을 연장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

미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은 우리나라보다 4년 가량 짧다. 사망 원인 중 1위는 심장 또는 뇌혈관 질환이다. 혈관이 경화되고 좁아져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서 생기는 병들이다. 붉은 육류의 다량 섭취 때문이라는 게 장기간의 수많은 역학 연구에서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장과 뇌혈관 질환, 고혈압 등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사망 원인 2위지만 머지않아 순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붉은 육류를 가급적 적게 섭취하자는 식생활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일주일에 2,3일은 고기를 먹지 말자(no meat day)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붉은 육류는 단백질과 지방이 혼합돼 있다. 소와 돼지의 체온은 사람에 비해 2도 가량 높은 39도 안팎이다. 섭씨 39도에선 액상으로 있던 지방이 37도의 사람 몸에 들어오면 굳게 된다. 이렇게 굳은 지방(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붙어 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을 방해한다. 바로 이게 심장 및 뇌혈관 질환과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육류 단백질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의 문제란 얘기다.

단백질은 붉은 육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섭취할 수 있다. 닭 또는 오리 고기의 지방은 단백질과 섞여있지 않고 껍질에만 있다. 껍질만 피하면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물고기의 지방은 찬물에서도 액상을 유지하는 만큼 항상 단백질의 좋은 원천이 된다. 각종 식물에 포함된 단백질 특히 두류의 단백질도 권장할 만한 하다.

70대 이상은 이미 수십여년간 육류를 섭취해 왔다. 앞으로는 가급적 육류를 줄여야 건강을 유지하고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젊은 세대도 붉은 육류의 섭취를 크게 줄임으로써 훨씬 건강하고 장수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이처럼 육류를 적게 섭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리듀스테리언(Reducetarian)이라고 한다. 건강하고 싶다면 리듀스테리언이 돼야 한다.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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