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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는 말에 몰래 찍은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고 폭행을 일삼아 여자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든 남성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1심에서 80장, 2심에서 70장의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진정한 반성인지 의문이 든다”고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특수상해ㆍ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를 받는 김모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5년 동거하던 여자친구가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몰래 찍은 알몸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며 “온라인 카페 등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피해자가 동거생활을 청산한 2018년 9월까지 아령, 목검 등으로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상습 폭행으로 피해자는 전치 2주의 뇌진탕을 입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들의 신고로 김씨는 기소됐지만, 피해자는 재판을 두 달 앞둔 지난해 3월 김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폭행한 사실은 있으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며 때린 사실은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한편, 80장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보인 태도, 변명의 내용, 반성문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과연 진심으로 범행을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사망 전 경찰에서 2회에 걸쳐 진술한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도 판단했다. 단, 피해자로부터 4,330만원을 갈취한 혐의(공갈)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이 옳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는 항소심에서도 총 70장의 반성문과 ‘47년을 살아온 저의 인생’이라는 회고록까지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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