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 외부 유출에 대한 책임
지난 2018년 4월13일 필리핀 마닐라만에 정박해 있는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모습. 마닐라=AP 뉴시스

승조원들을 배에서 내리게 해달라고 탄원하는 서신을 해군에 보냈던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호(CVN-71ㆍ이하 루스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이 해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서한을 유출한 혐의로 크로지어 함장에 대한 해임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NBC 방송 역시 "해군이 크로지어 함장에 대한 해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해군은 크로지어 함장의 서한이 어떤 식으로든 외부에 유출된 데 대한 책임을 그에게 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브렛 함장은 지난 1일 해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한 점을 강조하며 승조원들을 배에서 하선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한 서한을 해군에 보냈다. 태평양 일대 작전을 맡고 있는 미 핵추진항공모함 내 민감한 정보를 담은 함장의 서한이 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어서 논란을 빚었다.

크로지어 함장이 의도적으로 서한을 유출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해군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서한이 20~30명의 이메일로 전해진 점에서 외부 유출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크로지어 함장은 서한에서 군함 특성 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했다. 그는 “전쟁 중인 상황도 아닌데,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면서 승조원들을 하선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군은 이에 따라 5,000여명의 승조원 가운데 약 1,000명을 하선시킨 상태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2,700여명을 추가로 하선시킬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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