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김종인 옆에서 점퍼 뒤집고 통합당 선대위선 스티커 붙여

민주당도 3가지 변용 점퍼 제작… 유세 버스엔 기호 1ㆍ 5 부각

원유철(왼쪽 사진) 미래한국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경기 수원시 미래통합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국회에서 공동 출정식을 가지고 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4ㆍ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그리고 이들과 ‘한 몸’ 인 비례정당들은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했다. 공직선거법상 제약을 피하기 위해 기호 가리기용 스티커를 준비하는가 하면 정당 이름만 다른 쌍둥이 버스를 동원하는 등 갖가지 꼼수를 동원한 것이다.

촌극은 이날 0시 첫 선거운동 때부터 목격됐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첫 선거운동을 시작한 서울 동대문 시장 일정에 동행한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은 점퍼를 뒤집어 입었다. ‘후보자나 선거사무원이 아니면 기호나 당명이 적힌 점퍼나 소품을 착용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68조 규정 때문이었다. 원 대표와 염 사무총장은 이어 이날 오전 경기 수원의 통합당 경기도당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에도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핑크색 점퍼를 입었지만 2번이라고 적힌 통합당 인사들과 달리 왼쪽 가슴에 ‘이번엔 둘째 칸입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참석했다.

선거법상 비례대표 정당도 선거사무소를 두고 지도부를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할 수 있다. 다만 그럴 경우 선거법상 다른 정당이나 후보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통합당 선거운동에 동행할 수 없다. 때문에 미래한국당은 통합당과 같은 핑크색 점퍼에 기호를 붙였다 뗄 수 있는 스티커를 제작해 현장에서 활용하면서 선거법의 빈틈을 파고 든 것이다.

민주당도 더불어시민당과 세 종류의 ‘민주당 변용 점퍼’를 제작해 꼼수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공동 출정식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숫자 기호가 없는 짙은 푸른색 점퍼를 입었다. 기호 1번인 원내 1당 대표가 기호 없는 점퍼를 입고 공식선거운동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오른쪽에 비례정당 투표 기호인 ‘5번’이 적힌 푸른색 점퍼를 입었다.

당명만 빼고 똑같이 생긴 ‘쌍둥이 버스’도 준비했다. 버스의 한쪽 면에 ‘4월 15일 국민을 지킵니다’라고 쓰면서, 민주당 지역구 기호인 ‘1’과 더불어시민당 정당투표 기호인 ‘5’를 부각시켰다. 선거법상 ‘모 정당의 홍보물에 위성 정당을 함께 홍보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다.

서로 꼼수 경쟁을 벌인 각 당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 비판을 내놓았다. 더불어시민당은 이날 논평에서 “내뱉은 말도 수시로 뒤집고, 국민들과의 약속인 공약도 뒤엎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도 조변석개하기를 일삼는 미래한국당과 통합당”이라며 “꼼수 선거운동으로 공직선거법은 피할 수 있을 국민들의 심판을 피할 수 있겠으나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은 피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서는 “어느 당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21대 총선 종로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중앙선대위 합동 출정식 후 선거 버스에 탑승해 있다. 이한호 기자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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