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코로나 19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 바램이예요”도 적지 않게 들린다. 글에서는 ‘바람’이라 옳게 적으면서 정작 말할 땐 ‘바램’이라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소리를 더하여 ‘부는 바람(風)’과 구별하려는 무의식적인 현상인 듯하다. 문제는 ‘이예요’이다.
불분명한 발음들 때문인지 글로 쓰려고 하면 체언 뒤에 ‘이에요’, ‘이예요’, ‘이어요’, ‘이여요’, ‘예요’, ‘여요’ 중에서 어느 것을 골라 써야 할지 헷갈린다. 이 중에서 ‘이에요’와 ‘이어요’가 복수 표준어이고, 이들을 각각 줄인 형태가 ‘예요’, ‘여요’라는 것을 알면 사정은 조금 나아진다. ‘이예요/이여요’는 쓸 수 없는데, ‘이+이에요/이+이어요’ 꼴로 ‘이’가 덧붙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람이예요/바람이여요’는 틀린 표현이다.
올바른 맞춤법은 뜻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종(鐘)과 종이(紙)가 있을 때, 종을 가리켜 ‘종이에요’라고 쓰고, 종이를 가리켜 ‘종이예요’라고 써야 종과 종이가 잘 구별된다. 이 둘을 분석해보면, ‘종이에요’는 ‘종+이에요’로 구성되고 ‘종이예요’는 ‘종이+예요’로 구성된다. 또 다른 표준어인 ‘이어요’를 쓰고자 한다면 종은 ‘종이어요’(종+이어요), 종이는 ‘종이여요’(종이+여요)라고 써야 한다. 정리하자면, 받침이 있는 체언 뒤에는 ‘이에요/이어요’가 붙고, 받침이 없으면 ‘예요/여요’가 붙는다.
어쩌면 규정에 맞는 ‘바람이에요’보다는 ‘바램이예요’가 더 구별돼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앞뒤 문맥 없이는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렵다(코로나 19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는 누구일까?). 특히 글은 맞춤법에 맞게 써야 의미가 분명하게 전달된다.
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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