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중당 당원들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만들어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재판을 맡은 오덕식 판사의 교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체 요구가 빗발쳤던 이른바 ‘n번방’ 사건의 담당 재판부가 결국 변경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재판부 교체를 놓고 ‘재판 독립성 침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은 30일 n번방 사건의 피고인이며 대화명 ‘태평양’을 사용하는 A(16)군 사건 담당 재판부를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에서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로 재배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오 부장판사의 요청에 따라 재판부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결정에는 오 부장판사의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ㆍ폭행ㆍ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씨의 1심 재판에서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뒤로 성범죄 처벌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오 부장판사가 A군 사건을 맡게 되자 과거 판결 성향이 도마에 올랐고, 재판부를 교체해 달라는 요청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쇄도해 30일 기준 참여 인원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법원 안팎에서는 오 부장판사의 교체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법 감정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여론에 따라 재판부가 교체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재판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다수의 목소리로 인해 재판부가 교체되는 선례가 남으면 판결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A군은 조주빈과 함께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공범으로 최근 기소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태평양 원정대’라는 성착취 영상 공유방을 운영한 혐의(아동ㆍ청소년 성보호법 위반)도 받고 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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