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 정의당이 30일 발표한 4ㆍ15 총선 슬로건이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처럼 비례연합정당 참여 꼼수를 쓰지 않았던 원칙을 재천명하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다는 ‘진보 선명성’을 강조해 최근 약세를 보였던 당 지지도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마지막 방어선이었던 정의당의 자리에서 총선을 치르겠다. 정의당의 존재 이유가 가장 분명해질 때는 가장 정의당답게 행동할 때”라며 슬로건을 공개했다.
사회적 약자를 지키기 위한 정의당의 첫 번째 행보는 ‘6411번 버스 캠페인’에서 시작된다. 새벽 출근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6411 첫 차를 함께 탔던 고 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취지다. 심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지도부는 31일 서울 강남역 철탑 삼성 해고 노동자 고공농성장, 소상공인 대출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을 누빌 예정이다.
정의당의 이번 총선 목표는 정당 득표에서 20% 이상을 받아 교섭단체(20석 이상)를 구성하는 것이다. 지역구에 73명, 비례대표에 29명의 후보도 냈다. 그러나 현실은 순탄치 않다. 정의당을 제외하고 꾸려진 비례연합정당으로 진보층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 대표가 “비례위성정당 창당은 그 동안 교차투표로 진행됐던 유권자들을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모으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한 배경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정의당은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을 뽑는 ‘교차투표’ 대신 민주당 계열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에 진보 성향 유권자가 쏠리는 경향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3∼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95% 신뢰수준, 표본오차 ±1.9%포인트)에서도 정의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1%포인트 하락한 5.9%로 정체됐다. 이대로라면 20대 총선 때 얻었던 비례대표(4석) 현상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
지역구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심 대표는 “인위적인 정당 간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역구 단일화와) 관련해 지역에서 판단이 올라오면 중앙당에서도 판단해볼 예정”이라고 여지를 뒀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문항과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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