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정비… 문화재청 “강화유리로 교체”
보물 제45호인 전북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의 1989년 당시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 불단으로 대좌가 가려져 있다. 문화재청 제공

30년 동안 백제 최대 입체 불상의 옷자락을 가려 온 불단이 강화유리로 교체된다.

문화재청과 익산시는 현존 백제 불상 중 가장 크고 오래된 환조(丸彫ㆍ입체 조각) 석불인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보물 제45호)의 대좌(臺座ㆍ불상을 올려놓는 대) 앞의 목재 불단을 치워내고, 대신 강화유리를 설치하는 작업을 다음 달까지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해당 정비 작업을 하는 건 대좌를 온전히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 불상의 대좌는 옷자락이 흘려내려 대좌를 덮는 상현좌(裳縣座) 형식인데, 지금껏 주위를 둘러싼 불단 탓에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불단은 1990년 석불사 대웅전을 새로 지을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정비 작업은 불단을 치우고 대좌 앞면과 옆면에 유리를 설치하되, 예불에 지장이 없도록 앞면에는 공양구(향로나 화병, 촛대, 다기 같은 공양 도구)를 올려놓을 수 있게 꾸미는 방식이 될 거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정비 작업에 이어 8월까지 불상 실측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연동리 석조여래좌상은 익산시 핵심 유적으로 꼽힌다. 비록 불두(佛頭ㆍ부처의 머리) 원형은 사라졌지만, 불신(佛身ㆍ부처의 몸), 광배(光背ㆍ후광을 형상화한 장식물), 대좌(臺座)는 고스란히 남았다. 새로 만든 머리까지 포함한 높이가 2.09m, 광배 높이가 3.34m로 규모가 크고 당당한 어깨, 균형 잡힌 몸매, 넓은 하체 등 불상의 외형이 우아한 데다 부드럽고 섬세한 문양까지 조화를 이루고 있어 백제 미술의 백미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제작 시기는 600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올 1월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 상설전시실에 이 석불 모형이 전시됐는데 당시 박물관은 불두 모양 세 가지를 추정해 빛으로 투사하는 전시 기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정비 사업은 ‘2020년 백제역사유적지구 보존ㆍ관리 사업’ 일환으로 문화재청은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있는 공주시와 부여군, 익산시와 함께 올해 총 644억원(국비 429억원)의 예산을 투입, 지구 내 핵심 유적들 대상 조사ㆍ연구와 정비를 추진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정비는 백제 미술 연구에는 물론, 국민 누구나 문화 유산을 누리게 해 주는 지역 문화 유산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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