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사실상 전수 감시 시스템
“외국인 격리시설 비용은 본인 부담”
완치율 처음 50% 넘어서… 사망자는 13명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이 급증함에 따라 내달 1일 0시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2주간 자가ㆍ시설격리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에서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차례로 강화했지만 유례없이 가파른 신종 코로나 글로벌 확산세를 감안하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 입국자 관리대책을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입국자 관리대책에 따르면 단기 체류 외국인도 공익적 목적의 방한 등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마찬가지로 2주간 시설격리 의무화 대상이 된다. 정 총리는 “관광 등 중요하지 않은 목적의 입국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해 단기체류 외국인의 의무적 격리를 적용했다”라며 “국내 거소가 없는 경우 이들의 시설 이용비용은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외국인의 대상은 외교(A1) 공무(A2) 협정(A3) 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입국 전 현지의 한국대사관에서 자가격리면제서를 발급받은 경우로 제한된다. 이들도 스마트폰 자가진단앱에 증상을 매일 입력하는 한편, 통화로 증상을 확인해야 하는 능동감시대상자가 된다. 사실상 정부는 모든 입국자에 대한 전수 감시 시스템을 가동하는 셈이다. 최근 14일 이내 입국한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도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입국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권고한다. 당국은 이들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검역 강화를 넘어선 입국금지 조치까지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중안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 국민 중 출국해야 할 경우가 많아 전면적 입국제한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한층 강화한 이유는 해외로부터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서다. 29일 0시 기준 새롭게 보고된 확진환자 105명 가운데 20%(21명)는 검역에서 확인됐다. 입국 후 국내에서 발병한 경우까지 합치면 해외 유입 사례의 비중은 39%(41명)로 늘어난다. 이제까지 해외 유입 사례는 412명이고 이중 91%(377명)가 한국인이다.
한편 신종 코로나 완치율은 주말 사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확진환자 가운데 치료를 마치고 격리에서 풀려난 완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격리자보다 많아져 29일 0시 기준 완치율은 52%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환자 9,583명 가운데 5,033명이 격리에서 해제돼 격리 중인 확진환자는 4,398명이었다. 사망자는 13명 늘어 157명으로 집계됐다. 치명률은 지난 12일 0.9%에서 꾸준히 상승해 이날 1.59%를 기록했다. 50대(0.56%)까지는 1%를 밑돌았으나 60대(1.74%) 70대(6.77%) 80대(17.51%) 등 고령층으로 올라갈수록 치명률이 크게 치솟았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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