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확진자, 보호장비 착용한 채 이동 
 주변 접촉 피하려 18층 계단 오르내리기도 
29일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대구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이송에 투입되는 구급차 주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일명 ‘모범 확진자’의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시내를 활보하는 일부 확진자들과 비교해 자택에 머무르면서 혹시 모를 감염에 철저히 대비한 이들에게는 칭찬이 잇따르는 모양새다.

최근 회자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모범 사례는 영국에서 입국한 서울 송파구 오금동 주민 A(34)씨다. 이달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A씨는 다음날 오후 기침 등 증상을 보이자 17일까지 집에 머물렀다. 18일에 선별진료소를 방문, 집 근처 과일 노점상에 들러 귀가한 A씨는 내내 마스크뿐 아니라 의료진 장비 중 하나인 ‘페이스 실드(안면보호대)’를 착용했다. 대중교통은 물론 엘리베이터도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해 30~40분가량 되는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6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 신고를 하기 위해 대기하던 외국인이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가 달린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높은 계단을 오르내린 확진자는 또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 콜센터 직원 B(49)씨는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하던 이달 16일 발열 증상을 보였다. B씨는 인근의 선별진료소로 갈 때 18층 자택에서 1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한 뒤 구급차를 타고 보건소로 이동했으며 검사가 끝난 뒤에도 18층까지 계단을 이용했다. 자가 격리 중엔 모든 가족이 마스크를 착용해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북에서는 지난달 경북도청의 관련 브리핑에서 ‘모범적 사례’라고 치켜세워진 대학생도 있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학생 C(23)씨는 열이 나기 시작하자 병원으로 이동, 곧바로 응급실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발열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에는 감염 의심자들이 치료를 위해 병원 응급실로 갔다가 추후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이 경우 응급실이 임시 폐쇄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

다만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른 무분별한 억측이나 비판은 삼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단편적으로 알려지는 동선을 두고 확진자의 ‘신상털이’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별로 동선 공개의 범위와 기준은 제 각각이다. 일부 확진자나 가족들은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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