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 정보 빼내 조주빈에 전달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성착취 동영상 공유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이 협박죄로 실형을 받고도 구청 사회복무 요원에 배치돼 개인정보를 취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강모(24)씨는 앞서 2018년 3월 상습협박 및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당시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다, 30대 여성 A씨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업무용 컴퓨터에서 개인정보를 빼내 주거지에 찾아가 협박 글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복역을 마치고 지난해 3월 출소한 강씨는 보복 하겠다며 A씨와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빼내 조씨에게 넘겼다. 강씨는 출소 후 수원시 한 구청에서 일하며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접속, 피해자 A씨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출소 후 맡은 행정보조 업무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시스템을 통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박죄로 실형까지 살다 나온 사회복무요원이 마음대로 전산망에 접속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보복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구청 측은 “배치 당시 (강씨의 전과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나중에 요원관리 포털을 통해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병무청에 물었지만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병무청 역시 “구체적 범죄 혐의를 구청에 통보할 근거가 없고, 병무청 역시 강씨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상습협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 외에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병무청과 구청이 현실적 어려움을 들어 강씨의 개인정보 접속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항변하지만, 조씨 일당이 사회복무요원을 이용해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 협박, 성착취 영상 제작ㆍ유포 등 범죄에 이용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사회복무요원의 전과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사방’ 운영자로 청소년 등의 착취영상물을 이용해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조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신상정보와 일부 수사상황 등을 기소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