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유럽 북미 입국자 무료ㆍ서울 서초구 모든 해외 입국자 대상 검사 
 “9명 중 8명이 해외 관련 환자” 공항 검역 음성 후 발병에 특단 조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선별진료소에서 영국 런던발 항공기를 이용해 입국한 유증상자들이 지난 23일 검역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종도=공항사진기자단

‘정부 대응으론 부족하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보다 한층 더 강도 높은 해외 입국자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인천은 26일부터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입국한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검사를, 서울 서초구는 이날부터 유럽과 북미 외 모든 입국자를 상대로 검사를 실시한다.

공항 검역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는 데 따른 조치다. 유럽과 미국 입국자에 한해 그리고 유증상자를 중심으로 검사를 시행하는 정부 방역 대책만으론 지역 확산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우려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해외발 확진을 막기 위해 ‘무료 검사’ 카드까지 꺼낸 인천은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서 입국한 주민을 상대로 해당 주소지 보건소에서 검사를 진행한다. 23일부터 이날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해외 환자는 4명. 수가 많지는 않지만 해외발 유입이 주요 감염 경로로 떠오른 만큼 선제적 대응으로 지역 확산을 막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초구는 해외발 유입에 대한 방역 경계수위를 더욱 높였다. 구는 지난 13일부터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역학조사 결과 13일부터 25일까지 구에서 발생한 환자 9명 중 8명이 해외 접촉 관련 감염으로 파악돼 실시한 특단의 방역 대책이었다.

구에 따르면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14ㆍ15ㆍ16번 환자를 비롯해 10ㆍ11ㆍ13번 환자 등 6명이 유럽과 남미 등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2명은 해외 접촉 환자로 인한 2차 감염으로 조사됐다. 13번 환자는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닷새가 지난 22일에야 증상이 발현돼 23일 검사를 받았다. 해외발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자 구는 입국자 안내 및 관리 전담 상황반까지 따로 꾸렸다.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을 경유한 시민들로부터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서울시도 2주 자가격리 대상을 유럽과 미국에서 모든 외국인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방역의 중심을 해외에서 온 입국자 관리로 옮겨야 한다”라며 “질본(질병관리본부)에서 입국자 명단을 확보하는 대로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유럽과 미국 외 타국 입국자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의 이런 고민은 예상치 못한 필리핀발 유입 사례가 늘며 더욱 깊어졌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확인된 해외 유입 관련 확진자 중 필리핀에 다녀온 뒤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외 2명이 필리핀을 다녀온 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8791번)와 밀접 접촉차로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차 감염까지 고려하면 25일 동안 서울에서 필리핀 관련 환자가 13명이 발생한 것이다. 유럽(28명)과 미국(21명) 관련 발병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에서 하룻밤 새 늘어난 신규 환자 14명 중 12명이 해외 접촉 관련 환자로 집계됐다. 태국을 다녀온 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동작구 거주 오(37ㆍ남)모씨와 미국 유학생인 강남구 거주 김(21ㆍ남)모씨, 말레이시아를 최근 방문한 동대문구 거주 정(39ㆍ여)모씨 등이다.

해외 접촉 관련 환자를 포함해 이날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환자는 361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최대 집단 발병 사례인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환자는 96명으로, 전날보다 1명 더 늘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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