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내 생산과 소비 부문의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양상으로 번지면서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 중국의 생산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6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생산ㆍ소비 충격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내 생산ㆍ소비 충격이 발생 초기 예측 수준은 물론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15.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제조(-31.8%), 교통 운송장비 제조(-28.2%), 기계설비(-28.2%)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소매 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20.5% 줄었다. 비대면 배달 등 인터넷 중심 소비가 늘어나고 있지만 자동차나 휴대폰 등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고, 여행ㆍ외출 감소로 인한 서비스업 소비 둔화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가 경제적 충격 완화를 위해 조기 생산 재개, 소비촉진 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주요 공업지역의 조업이 재개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IEP는 상하이나 광저우는 현재 회복세를 유지할 경우 3월 말~4월 초, 베이징은 이보다 더 늦은 4월 중순~5월 중순이 돼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국 내수가 회복하더라도 글로벌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 생산 회복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중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확산하면서 수출 전망이 더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KIEP는 “중국 내에서 1~2월에 발생한 경제적 충격은 중국 내부 충격에 의한 것이지만 3월부터는 글로벌 경제 충격으로 악화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방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태군안증권, 서은증권 등 중국 내 일부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1~2%대에 머무르고 연간 성장률도 당초 전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충격이 전 세계의 경제적 충격으로 번지면서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28.2%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보고서는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대중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위한 중국 정부와의 정책공조, 우리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행, 운송업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충격 장기화가 예상되는 산업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고용안정 정책과 기업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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