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7세 최고령 완치 황영주 할머니 “감기라 생각하고 이겨냈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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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단독] 97세 최고령 완치 황영주 할머니 “감기라 생각하고 이겨냈심더”

입력
2020.03.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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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만에 신종 코로나 완치…아들 홍효원씨 “어머니께 더 많이 효도하며 살겠다”

올해 97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12일만에 완치된 황영주 할머니가 26일 경북 청도군 각남면 집에서 청도군청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도군 제공

“열이 좀 있었지만 가끔 앓는 감기라 생각하고 이겨냈심더.”

올해 97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만에 완치된 황영주 할머니는 26일 전화 통화 내내 밝은 목소리였다. 황 할머니는 “신종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니 아들이 놀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아들한테도 ‘내 감기 아이가, 감기다’ 하고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경북 청도군 각남면에 사는 할머니는 지난 13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평소 다니던 집 근처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곳에는 노인 1명이 황 할머니보다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잔병조차 없을 정도로 건강했던 황 할머니는 확진 후 미열 증세만 있었지만, 곧바로 경북도립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100살을 바라보는 고령인 탓에 고위험군에 속했기 때문이다. 열흘 넘게 집중치료를 받으면서 두 차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25일 완치 판정을 받고 귀가했다.

올해 97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12일만에 완치된 황영주 할머니가 26일 경북 청도군 각남면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아들 홍효원씨 제공

황 할머니는 “자식들과 주위 많은 분들한테 걱정을 끼친 것 같아 감사하고 너무 미안하다”며 “밥도 잘 먹고 몸과 마음까지 아주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할머니는 27세에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내고 홀로 3형제를 키웠다. 줄곧 부산에서 살다 위암 판정을 받은 둘째 아들 홍효원(73)씨와 지난 2002년 청도로 이사했다. “청도가 물이 맑고 공기가 좋다”는 얘기에 아들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큰 아들은 4년 전 하늘나라로 보냈다.

올해 97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12일만에 완치된 황영주 할머니가 26일 경북 청도군 각남면 집에서 아들 홍효원(왼쪽)씨와 함께 청도군청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도군 제공

둘째 아들 효원씨는 어머니의 확진 판정에 당장 병원에 따라가고 싶었지만 밀접접촉자 신분이라 집 밖을 나설 수도 없었다.

그는 “큰 형을 떠나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머니마저 이대로 떠나시는가 싶어 종일 울며 지냈다”며 “완치 소식에 너무 기뻐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연락을 드려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는 지금도 어릴 때 배운 일본어를 잘하실 정도로 기억력이 좋다”면서 “효원이란 이름의 ‘효’가 효도 효자인데 어머니께 더 많이 효도하고 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에는 경산의 93세 할머니가 13일간의 투병 끝에 완치돼 병원 문을 나섰다. 해외에선 지난 1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104세 여성이 완치됐고, 이란에서도 103세 여성이 1주간 병원 치료 뒤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항의료원에는 국내 확진자 중 최고령인 104세 할머니가 투병생활 중이다.

올해 97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12일만에 완치된 황영주 할머니가 26일 건강한 모습으로 경북 청도군 각남면 집 현관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아들 홍효원씨 제공

청도=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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