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계도 지난달 초 우한에 마스크 기부…우호협력도시 간 화답 성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가 대구시에 의료용 마스크를 기부했다. 대구시민들은 우호협력도시인 우한에 고맙기는 하지만 뒤바뀐 상황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우한시가 최근 의료용 마스크 2만5,000장을 기부하면서 ‘대구도 시장과 시민들의 역량으로 이 사태를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우한이 보내온 마스크 박스에는 ‘서로 지켜주고 협력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자’(守望相助 休戚與共ㆍ수망상조 휴척여공), ‘대구 파이팅’이라고 적혀 있었다.
대구지역 경제계도 한창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던 지난달 5일 마스크 1만8,000여장을 우한 적십자사로 보냈다. 당시 경제계에서는 중국 내 국제우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기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한의 이번 기부는 우호협력도시로서 대구에 대한 화답 성격을 띠고 있다.
2016년 3월 우한과 우호협력관계를 체결한 대구시는 치맥축제기간을 중심으로 우한 대학생과 교류하고 있다.
한편 중국 사오싱과 칭다오, 청두 등 자매우호도시는 자국 내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꺾이기도 전에 대구에 기부의사를 밝히고 마스크와 방호복, 방호안경 등 구호물품을 기부했다.
대구의 한 시민은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우한과 국내 최대 피해지인 대구가 우호협력도시라니 뜻밖”이라며 “우한에 고맙지만 이제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되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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