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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재에도… 서울 아파트 사들이는 ‘큰 손’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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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재에도… 서울 아파트 사들이는 ‘큰 손’ 30대

입력
2020.03.26 07:00
수정
2020.03.26 08: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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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매매 정보. 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매매 정보.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물량 3채 가운데 1채는 30대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매매 ‘큰 손’으로 급부상한 30대들이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악재에도 계속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자칫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경우, 빚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30대에서 ‘하우스 푸어’가 속출할 우려도 높아진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9,522건) 가운데 30대의 매입건수가 전통의 큰 손 40대를 제치고 1위(33.0%ㆍ3,141건)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30대의 존재감은 일찌감치 부각됐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잇따른 추가 규제 속에서 40대와의 격차를 빠르게 벌리고 있다.

2월 30대의 매입건수 비중은 1월(30.4%)보다 2.6%포인트 증가한 반면, 40대 비중(27.5%)은 1.4%포인트 감소했다. 30대와 40대의 매입 비중이 5%포인트 이상 차이난 것은 처음이다.

30대는 작년에도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 비중(28.8%)에서 40대(28.7%)를 근소하게 앞선 데 이어, 올 들어서는 누적 건수 비중(30대 31.6% 40대 28.3%) 차이를 훨씬 벌리고 있다.

30대·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 -김문중 기자
30대·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 -김문중 기자

이는 서울만의 특이현상이다. 아직 전국적으로는 40대 매입 비중(2월 28.4%)이 30대(24.1%)보다 4%포인트 이상 높다.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낮아 새 아파트 당첨이 어려워진 30대 ‘청포자(청약포기자)’들이 서울 집값 상승세에 불안감을 느껴 기존 아파트를 대신 사들이면서 최근 매입 비중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자치구별로 보면, 아직 실탄이 부족한 30대의 매입 비중이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 등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 지역에선 낮은 편이다. 하지만 강북구에서는 전달 대비 매입 비중이 12.3%포인트 급증했고, 중구(11.2%포인트), 동대문구(7.4%포인트), 송파구(6.5%포인트), 용산구(6.1%포인트) 등에서도 급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9억원 이하 서울 중저가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30대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걸로 전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금 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매수는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물경제 부진이 대규모 실업 등으로 번질 경우 주택경기까지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활동을 시작한 후 금융위기나 부동산 하락기를 제대로 겪어보지 않은 30대들이 느끼는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감은 기성세대보다 클 수밖에 없다.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어 대출 원리금을 한 달에 수백만 원씩 갚아나가야 하는 하우스 푸어가 양산될 우려도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체적으로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만큼 2금융권 등 무리한 대출을 통한 내 집 마련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서울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수 -김문중 기자
서울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수 -김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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