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코로나19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왕태석 기자

정부가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50조원 가량의 기업 지원과 자본시장 안정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주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50조원 규모의 대책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숨통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면, 이번 대책은 중견ㆍ대기업과 자본시장의 자금경색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1차 대책과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도 불구, 증시와 채권 환율 등 자본시장 불안이 커지며 피해가 일부 대기업 및 금융기업에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과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기업 자금경색은 대기업과 우량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 통로인 회사채 시장의 상황 악화가 가파르다. 다음 달이 만기인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1년 이래 4월 기준 역대 최대다. 만일 차환 발행 등이 어려워지면 우량기업도 도산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인수에 38조원, 증시 안정에 10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27조원에서 규모를 확대했다. 이와 별도로 중소ᆞ중견 기업에는 경영안정 자금으로 29조원을 수혈한다.

다행히 이날 증시와 환율 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항공ᆞ해운사, 중공업 분야 대기업들이 위험하다. 정부는 대기업이 지원을 받으려면 채권은행이나 보증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조치지만 자칫 절차를 따지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파장과 후유증이 큰 만큼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이번 채권시장과 증시 안정 대책은 금융공기업과 금융사들이 출자한 돈으로 펀드를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이라 규모나 신속성 측면에서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 제도상 미국이나 유럽연합(EU)처럼 중앙은행이 직접 기업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는 힘들다. 그렇더라도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다 신속하게 자본시장 위기에 적극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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