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스포티파이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원을 재생하고 있는 모습.

애플뮤직과 달리 스포티파이는 한국에서 성공할까.

24일 음원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의 한국 서비스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1월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에 한국 지사를 설립, 한국 음원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세계 2억7,1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스포티파이의 두 가지 무기는 ‘무료’,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정밀 추천 시스템이다. 이 무기를 통해 스포티파이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라지만, 유료 구독자도 1억2,700만명에 이른다.

스포티파이 무료 사용자는 특정 음악을 지정해 들을 순 없다. 대신 자신이 듣고자 하는 가수나 앨범,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을 무작위로 재생하는 방식을 쓴다. 특정 음악을 콕 찍어 듣기보다 실시간 차트 인기곡, 선호하는 장르의 음악을 무작위로 듣는 사람이라면 솔깃할 만한 내용이다. 특히 월 1만원에 프리미엄 회원으로 가입하면 개인 취향에 최적화한 추천곡을 찾아서 들려준다.

이런 스포티파이의 특성은 K팝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스포티파이에서 재생된 K팝은 1,340억분에 이른다.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K팝 플레이리스트만 해도 9,000만개 이상이다.

하지만 한국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2015년 글로벌 2위 업체 애플뮤직이 한국에 진출했으나 아직까지도 시장 점유율이 2%에도 못 미친다. 이유는 한국 음원 시장에서 가요 비중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보유 음원의 절대적 양만 따지면 애플뮤직은 한국 1위 업체 멜론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애플뮤직은 한국 음원 유통 업체들과 협상에 실패, 가요 음원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스포티파이는 한국 지사 설립 이전부터 한국의 음원 저작권 업체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결국 한국 음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김진우 중앙대 예술대학 겸임교수는 “기존 업체들에 대한 불만,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 등으로 스포티파이로 넘어가는 이용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가요 데이터베이스만 충분히 확보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10~2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음원 시장은 이용자수 기준으로 1위 멜론이 대략 40%, 2위 지니뮤직이 24% 정도다. 후발주자 격인 SK텔레콤의 ‘플로’, 네이버의 ‘바이브’ 등은 차별적인 정책을 내걸고 맹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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