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차 개학 연기가 발표된 17일 대구시 달서구 대구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늦춰진 개학에 맞춰 학생들에게 전달할 온라인과제물을 제작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유치원, 초·중·고의 개학이 세 차례 미뤄지면서 이참에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참에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다”고 올렸다.

개학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런 제안이 나오자 지지 의견이 이어졌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22일 페이스북에 “지금 코로나19의 와중에 이 논의를 한다는 것이 분명히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학제개편을 위해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9월 학기제 논의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9월 학기제 도입 검토를 요구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9월 학기제는 1997년 문민정부의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가 처음 공론화한 이후 노무현정부, 박근혜정부에서 논의된 바 있다. 3월 신학기가 대다수 선진국과 비교해 시기가 일치하지 않고, 2월 중 봄방학을 하느라 수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예산, 교육과정, 교원수급문제 등의 한계로 9월 학기제는 매번 무산된 바 있다. 2015년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펴낸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 보고서는 3월 입학을 6개월 앞당기는 경우 첫 학년에 신입생이 두 배로 늘면서 12년간 약 10조원이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관련법도 고쳐야 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신학기를 3월1일에 시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월 총선 이후 21대 국회의원이 선출돼도 법안 마련과 통과까지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 시행이 어렵다.

김경수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지금 당장 시행하자는 제안은 아니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또 “9월 신학기제로 바뀌면 학교 학사 일정뿐만 아니라 대학입시, 취업을 포함한 사회의 많은 분야가 영향을 받게된다”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사안임을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교육부가 9월 신학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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