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도 과시하며 실전배치 앞둔 시범사격 주장
참관자 모두 마스크 미착용… 신형 코로나 방역 자신감 강조 의도도
북한이 21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ㆍ미국산 전술 지대지미사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를 참관하고 휘하 장병을 격려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2일 “김 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봤다”며 “시범사격은 인민군 부대들에 인도되는 새 무기체계의 전술적 특성과 위력을 재확증하고 인민군 지휘성원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6시45분, 50분쯤 평안북도 선천군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2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410㎞, 고도는 약 50㎞로 탐지됐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동식발사차량(TEL)과 발사체 외관 등이 지난해 8월 10일과 16일에 발사된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8월 10일 함경남도 함흥시 일대에서, 16일에는 강원 통천군 북방 일대에서 두 차례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우리 군은 일부 비행 구간에서 ‘풀업’(Pull-upㆍ하강단계서 상승비행) 기동이라 불리는 회피 기동을 한 이 미사일을 ‘19-4’로 분류하고 있다. 북한은 발사 직후 이들에 대해 ‘새 무기’라고만 했는데 이번엔 ‘전술유도무기’라고 지칭했다.
또, ‘인민군 부대들에 인도되는’이라고 소개해 실전 배치를 앞둔 것으로 보인다. 동해안에서 발사했던 앞선 두 차례 시험발사와 달리 내륙을 관통하도록 선천군에서 발사한 점도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북한 매체들이 “발사된 전술유도탄들은 목표섬을 정밀 타격했다”며 “서로 다르게 설정된 비행궤도의 특성과 락각(떨어지는 각도) 특성, 유도탄의 명중성과 탄두위력이 뚜렷이 과시됐다”고 해 이를 뒷받침한다.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김 위원장은 “새로운 우리식 무기체계들의 련(연)속적인 출현은 우리 국가무력의 발전과 변화에서 일대 사변으로 되며 이러한 성과는 당의 정확한 자립적 국방공업 발전로(노)선과 국방과학중시정책이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고 우리의 국방과학, 국방공업위력의 뚜렷한 과시로 된다”고 평가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최근에 개발한 신형무기체계들과 개발 중에 있는 전술 및 전략무기체계들은 나라의 방위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우리 당의 전략적 기도 실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적이든 만약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히 기도하려 든다면 령(영)토 밖에서 소멸할 수 있는 타격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놓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 당이 내세우는 국방건설목표이고 가장 완벽한 국가방위전략이며 진짜 믿을 수 있는 전쟁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잇달아 개발ㆍ발사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것이란 점을 공표한 셈이다.
이날 시범사격에는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인 리병철과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조용원 홍영성 김정식 현송월 등 간부들,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과 군단장들이 참관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북한군 훈련ㆍ발사 사진에는 김 위원장을 제외한 참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의식한 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참관 인원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 방역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1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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