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20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이사장실에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소견을 밝히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20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4명을 완치ㆍ퇴원시키고, 5명의 확진자를 격리치료하고 있는 대형병원 수장이 ‘작심 발언’을 했다.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만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대한병원협회 신종 코로나비상대응실무단장)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17세 고교생 사망사건’과 ‘분당제생병원 집단감염사태’를 들어 “이들 사건으로 신종 코로나 사태를 대처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한계와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17세 고교생 정모군 사망 사건에 대해 생명이 위독한 일반 응급환자가 신종 코로나로 인해 숨진 ‘2차 피해사건’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확진자를 치료한 경험으로 보면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기까지 약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기저질환 없는 고등학생이 고열을 보인지 6일 만에 폐렴증세로 사망했다면 급성폐렴”이라며 “급성폐렴에 걸린 환자를 신종 코로나 확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일반 환자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는 진료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제까지 병원 외부에 천막을 치고 선별진료소를 운영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제부터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상시적 감염병 진료체계를 구축하는데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에 호흡기 전용 외래, 호흡기 전용 중환자실 등을 구축해 감염병과 관련된 환자를 일반 환자들과 분리해 진료해야 모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 사태는 이미 우리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토착화돼 유행될 것이기에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 이사장은 분당제생병원 집단감염 사태, 특히 보건당국이 현재 2주간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등 복지부 관계자 8명에 대해 내린 조치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차관 등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과 간담회에 참석,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8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가 있는데 보건당국에서는 아직 증상이 없다며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그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지침에 따르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고 발열이 없고, 신종 코로나 검사(PCR) 결과 24시간 간격으로 2회 음성(검사기준)이면 격리가 해제되는데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진두지휘 해야 할 복지부 차관이 검사를 받지 않고 14일간 자가 격리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전국 거점병원이나 권역응급센터에 ‘신종 코로나 지역 상황센터’를 구축해 민관이 센터를 통해 소통하면 굳이 복지부 차관이 병원장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며 공식적인 창구 개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이 총선 등 정치적 이유로 국민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제 과거의 일상이 아닌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정치권은 ‘신종 코로나 종식’이란 사탕발림보다 국민들이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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