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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 댓글 공개로 드러난 드루킹 족적… “김경수 신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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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 댓글 공개로 드러난 드루킹 족적… “김경수 신의 없어”

입력
2020.03.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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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뉴스
제19대 대통령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뉴스

제19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순위를 조작한 ‘드루킹’ 김동원(51)씨가 네이버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댓글 약 1,300건이 처음 공개됐다. 김씨로 추정되는 아이디 사용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로부터 지시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 또는 친노ㆍ친문 계열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댓글을 주로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지사를 칭찬했던 해당 아이디는 자기 측근을 공직에 밀어 넣으려는 인사 청탁이 무산되자 김 지사를 향해 ‘신의 없는 사람’이라는 댓글을 달며 관계를 단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본보는 네이버가 전날 뉴스 댓글 작성자의 작성 이력을 전면 공개하면서 드러난 아이디 ‘tuna**’가 쓴 댓글과 답글 1,299건의 내용과 이력을 분석했다. 이 아이디는 드루킹이 댓글 작업을 시작한 2016년 하반기 이후 활발히 활동했고, 김씨가 경찰에 구속(2018년 3월 24일)되기 직전인 2018년 2월까지 댓글을 남겼다.

 ◇2016년부터 김경수 지사 칭찬 일색 

네이버는 뒷자리 두 문자를 가린 채 공개했지만 해당 아이디는 △드루킹을 필명으로 쓴다는 점 △드루킹 블로그 프로필과 동일한 이미지를 프로필에 사용하는 점 △드루킹의 정치적 조직 ‘경인선’의 웹사이트 주소를 댓글에 게재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김씨가 직접 사용한 아이디가 확실시된다. 김씨가 자신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서 사용한 아이디가 바로 ‘tuna69’였다. tuna69는 참치통조림 제조사와 이름이 같은 김씨가 자기 생년(1969년)을 이용해 만든 아이디로 추정된다. 드루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도 이 아이디를 김씨 소유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김씨 일당은 이 아이디가 작성한 댓글의 공감 수를 늘리기 위해 자체 개발한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을 사용하기도 했다.

댓글 분석 결과, tuna** 사용자는 김 지사와 관련한 댓글을 자주 올렸다. 2018년 이전까지 김 지사 관련 내용은 칭찬 일색이었다. 2017년 7월 17일부터 이틀간 탁현민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관련 기사 20개에 단 댓글이 모두 김 지사 응원이었을 정도다. 당시 탁 전 행정관은 과거 저서에 쓴 여성 비하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탁 전 행정관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도 함께 비판을 받았다.

이 아이디가 김 지사를 댓글로 옹호한 정황은 앞서 드루킹 관련 재판에서 드러난 김씨의 정치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움직임과도 일치한다. 김 지사의 혐의를 유죄로 본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2017년 7월 18일 김 지사 전 보좌관인 한모씨에게 텔레그램으로 “탁현민 행정관 관련해선 저한테 김경수 의원 추천이라 전언을 했다면 초기부터 막았을 것”이라며 “엊그제부터 나오는 기사는 바로바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선고가 다시 연기된 뒤 변론이 재개된 지난 1월 21일 오전 김 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선고가 다시 연기된 뒤 변론이 재개된 지난 1월 21일 오전 김 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ㆍ유시민 등에 옹호 댓글 

해당 아이디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댓글 작성 당시 공정거래위원장) 옹호에도 열성적이었다. 2017년 12월에 ‘김상조 위원장 잘하고 있습니다. 삼성 알바(아르바이트)들이 넘치네요 양심도 없는 것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달 전인 11월 드루킹 김씨는 경공모 회원들에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와 행정부에서 견제를 많이 받는 것은 사실이다. (김 지사와의 미팅에서) 방패막이를 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지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김씨는 탄핵 국면에 돌입하기 전인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추천 책임총리를 제안하자 관련 기사에 ‘유시민 총리 문재인 대통령 보고 싶다. 쓰레기 같은 검찰까지 싹 쓸어버려라’라거나 ‘거국중립내각 구성해 유시민을 총리로 임명하라’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문재인 당시 후보자와 경쟁 관계에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최순실이 안랩을 비호했다’거나 ‘안철수 뒤에 박지원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대선 끝나더라도 예비군은 꼭 가라’는 등의 악성 댓글을 달았다.

 ◇오사카 총영사 무산 후 김경수 비판 

그러다 2018년 2월부터는 돌연 김 지사에 대한 칭찬을 중단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남긴 댓글도 ‘신의 없는 정치인 김경수’(2월 25일)다. 신의 없는 사람은 자신을 챙겨주지 않는 정치인에게 김씨가 즐겨 쓴 표현이다. 김씨는 1심 재판 최후진술에서도 “내가 겪은 문재인과 김경수는 참으로 신의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해당 아이디는 2018년 2월 25일 ‘김경수 오사카’라는 댓글도 게시했다. 김 지사가 김씨 측근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의혹을 일깨우기 위해 고의적으로 ‘오사카’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지사 1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8년 2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씨를 만나 김씨의 인사 추천을 최종 거절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악성 댓글은 고 노회찬 전 의원 기사에도 달렸다. 김씨는 2018년 2월 노 전 의원의 비서관 채용과정에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자 ‘자리 내놓으세요. 이미지하고 실체가 제일 다른 분이 바로 노회찬 의원입니다’ ‘노회찬은 원래 앞뒤가 다른 사람이었다. 신의 없는 사람’이란 댓글을 달았다. 정치자금을 기부했는데도 노 전 의원이 자신을 홀대하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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