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방과후강사노조 조합원들이 5일 부산교육청 앞에서 개학 연기에 따른 생계대책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방과후강사노조 제공

부산의 방과후강사 A씨는 “강사로 일한 10여년 중 올해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 개학이 당초(3월 2일)보다 5주 연기되면서 한달 넘는 수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2월 수입도 평소(170만원)보다 줄어든 130만원이었다. 학교가 2월 4주부터 휴업에 들어가면서 수업료 일부를 학부모에 환불한 탓이다. A씨는 18일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어 단기 일자리로 생계를 이어보려 하는데 이조차 하늘의 별 따기”라며 “개학 연기로 수업계약도 미뤄져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노동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근로자처럼 일하지만 법적으로는 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지위 탓에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책 사각지대에 놓였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꾸준히 이들에 대한 생계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개학 연기로 가장 강력한 타격을 받은 직군 중 하나는 A씨와 같은 방과후강사들이다. 약 12만명으로 추산되는 방과후강사 대부분은 지난달 말부터 수입이 끊겼다. 학교 공사 등으로 방학 수업을 하지 못한 강사들은 2달 넘게 수업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강사들은 배달ㆍ대리운전 등 임시방편을 찾고 있지만, 일부 학교는 ‘강사의 품위를 지키라’며 겸업금지계약을 해 이마저 어려운 경우도 있다. 17일 교육부는 내달 6일로 개학 추가 연기를 발표하며 학교비정규직 전원에 “대체 직무를 부여해 출근”하도록 했지만 방과후강사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학교 밖 특고 노동자들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돌봄공백은 길어졌는데 법적 근로자가 아니라 가족돌봄휴가를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6살 자녀를 둔 골프장 캐디인 B씨는 “더 이상 부모님께 아이를 맡길 수 없어 고용노동부에 자녀돌봄지원금을 문의하니 ‘안 된다’는 답만 받았다”며 “일당(12만원)의 절반인 5만원을 받더라도 돌봄휴가가 절실한데 실상은 회사 눈치에 무급휴무도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같은 처지인 B씨의 동료들은 집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자녀 상태를 확인하는 고육지책까지 쓰고 있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문턱을 낮추고 자영업자 경영안정자금 대출 등 신종 코로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특고 노동자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고용부가 특고 노동자의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 소득조건도 한시적으로 없앴지만 이는 보험설계사 등 산재보험 적용을 받는 경우에 한한다. 방과후강사 또는 배달원 같은 플랫폼노동자들은 여기서도 제외된다.

고용부는 17일 확정된 추가경정(추경)예산 중 2,000억원을 ‘지역고용대응 특별사업’ 명목으로 특고 노동자나 영세사업장, 일용직 지원에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특고 노동자만 약 221만명(2018년 기준)이라 어려운 이들에게 혜택이 고루 갈지는 미지수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 대책은 주로 산업이나 기업에 맞춰져 있어 특고 노동자를 위한 버팀목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추가 추경 시 이들이 처한 상황을 반영한 구체적 지원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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