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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유입 느는데… 정부 “특별입국절차 확대”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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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유입 느는데… 정부 “특별입국절차 확대” 실효성 논란

입력
2020.03.18 0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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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9일부터 특별입국절차 대상 전 세계 모든 입국자로 확대

“일부 국가 입국 통제 의미 없어” vs “다른 나라 수준으로 제한해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자 정부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16일부터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 파리에서 출발한 여객기 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해 특별검역절차를 밟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자 정부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16일부터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 파리에서 출발한 여객기 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해 특별검역절차를 밟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정부가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강화한다. 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보다 더 거세졌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주요국들이 속속 나라 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 검역 강화만으로는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는 19일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 적용 대상을 모든 내ㆍ외국인 입국자로 넓힌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중국 홍콩 마카오 일본 이란 아시아 5개국과 유럽발 항공노선을 이용하는 입국자만 특별입국절차 대상이지만 19일부터 전 세계에서 오는 입국자가 예외 없이 특별입국절차를 밟는다. 여행 감소 탓에 특별입국 대상자는 하루 1만3,000여명에 그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모든 국내 입국자는 건강상태질문서와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입국장 검역 과정에서 발열 체크를 받고, 유증상자는 검역 조사를 받는다. 아울러 입국자들은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의무적으로 스마트폰에 설치해 14일간 건강상태를 방역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검역 인력을 73명 확충하고, 입국자 명단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검역 강화는 미국, 호주,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등 몇몇 주요국이 입국 차단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온건한 대책이다. 자가격리를 강제하지 않고, 앱을 통한 보고 방식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7일 기준 국내로 들어온 신종 코로나 확진자(내ㆍ외국인)는 모두 55명으로 이날에만 5명이 늘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면 입국 차단이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입국자 중 우리 국민이 많고 자가진단 앱 등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증상 있는 사람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걸러내는 대책이 바르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안본 제1총괄조정관은 “경제적으로 대외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가 (국경 봉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등을 검토했다고 언급, 입국 제한에 따른 경제 여파도 고려 대상이었음을 내비쳤다.

전문가 평가는 엇갈린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이미 세계적 대유행에 들어선 이상 일부 국가ㆍ지역의 입국만 통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전 세계 모든 나라와 교역을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특별입국절차 강화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여행이나 출장 온 외국인이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한데 이를 무릅쓰고 증상이 생기면 우리 당국에 성실히 보고하리라 보는 것은 순진한 기대”라며 “외국보다 더 강하게 하라는 것이 아니고, 다른 나라 수준으로 입국 제한을 하면 되는데 왜 대문을 활짝 열어놓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검역만 가지고 막을 수 있으면 다른 나라들은 왜 입국 제한을 하겠냐”며 “중국 입국 금지를 안 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지금까지 혼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국 제한이 어렵다면 적어도 일본이나 대만처럼 특정국 입국자는 자가격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7일 0시 기준으로 확진환자는 전날보다 84명 증가했다. 일일 확진자 증가폭은 지난 12일(114명)부터 16일(74명)까지 닷새간 감소했으나 이날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집단감염 등의 영향이다. 이로 인해 지역별 일일 확진환자 수는 경기가 31명으로 대구(32명)와 비슷해졌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의 확진환자는 2명 더 늘어난 134명이 됐다. 전국 누적 확진환자는 8,320명, 사망자는 84명, 완치자는 1,401명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전국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경향에 대해 “경기도의 경우 신천지 신자가 아닌 지역사회에서의 발생이 30건 넘어 대구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라며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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