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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V자 회복’ 기대 접고 침체 전망… “성장률 전망이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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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V자 회복’ 기대 접고 침체 전망… “성장률 전망이 무의미”

입력
2020.03.16 20:30
수정
2020.03.17 00: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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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번째 임시 금통위… 중기 대출 금리도 0.25%로 인하

이주열 “성장률 2.1% 안될 것” 한미 통화스와프 즉답은 피해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예상치(2.1%)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전망이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상당히 높아져”

한은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당초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4월 9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지난 2월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는 인식에 따라 긴급 금통위를 열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코로나19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유행하는 데 그치고 그마저도 3월쯤 절정을 지날 것이라는 예상을 전제로 ‘V자형 회복’ 시나리오를 그렸다. 하지만 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빗나간 전망이 됐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얼마나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제시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이 최근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1.50%포인트 인하한 것은 한은 입장에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을 제공한 셈이 됐다. 이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한국)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를 실효하한 밑으로 내리기는 어려운데, 실효하한선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변화,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 등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추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추이

◇중기대출 금리도 인하

금융 완화는 실물경제 위험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조치 성격도 지닌다. 이번 경제위기는 금융자산 부실로 인해 촉발된 2008년과 달리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실물 경제의 위축으로부터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통위는 이날 영세자영업자, 지방 중소기업, 코로나19 피해기업 등 사업과 자금 조달 측면에서 어려움에 빠진 기업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 혜택을 부여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의 특별금리를 연 0.50~0.75%에서 일괄적으로 연 0.25%까지 내렸다.

앞서 2월 금통위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규모를 5조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금통위는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유인 제고, 차입기업의 이자부담 경감 및 자금사정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통위는 시중 유동성 공급도 확대하기 위해 위해 국채와 정부보증채 등에 한정된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다음달 1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한은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 증권에 은행법에 의한 은행 발행 채권,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다만 자기 발행채권이나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제외한다.

이주열 총재는 “지금은 금융기관의 금융중개기능이 별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지만 신용 경계감이 고조될 경우 가계와 기업이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 상황은 방지해야 한다”며 “시중 유동성은 어떻든 풍부하게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속되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이 총재는 “각국의 통화ㆍ재정정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주요국 정책 대응 공조가 시장 불안 심리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에 대해 이 총재는 “2008년 한ㆍ미 통화스와프가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며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훌륭한 안전판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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