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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시장 ‘팬데믹 공황’, 신속ᆞ과감한 비상대책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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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시장 ‘팬데믹 공황’, 신속ᆞ과감한 비상대책 절실하다

입력
2020.03.14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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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 환율 급등에 실물경제도 타격

과거 위기와 상황 달라 조기 안정 난망

금융ㆍ실물 포괄하는 컨틴전시 플랜 긴요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과 미국 증시의 ‘검은 목요일’이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검은 금요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따른 경제 타격 공포로 13일 국내에서는 코스피ㆍ코스닥지수가 동반 폭락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처음으로 양대 시장에서 함께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오전 중 지수가 8% 이상 폭락한 시점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후, 장 후반 낙폭을 줄여 전일 대비 각각 3.43%, 7.01%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장중 한때 10% 가까이 추락하며 30년 만의 폭락세를 보였고, 중국 상하이 증시 역시 3% 내외 급락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증시 폭락세와 함께 원화도 급락해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 대비 12.8원 급등한 12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증시 폭락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과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 등이 촉발했다. 반면 이날 국내 금융시장 격동은 글로벌 변수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이 반영된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악재까지 작용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판매, 백화점 매출 등 내수소비는 각 분야별로 20~30% 급감했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도 70% 이상 감소했다. 기재부는 ‘경기하방’ 우려를 명시했다.

과거 외환위기(1997)나 글로벌 금융위기(2008) 때는 금융 부문의 ‘부채 위기’가 금융 위기를 촉발해 실물경제로 번지는 양상이었다. 따라서 부채 위기만 정리되면 조속한 경기 회복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반면 이번 코로나19 타격은 소비와 국제교역 위축에 따른 심각한 생산 위기가 선행하고 금융시장 위기 상황이 후행하는 양상이라 금융이든 실물경제든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태다. 일각에선 상황 진전에 따라 유럽의 재무건전성 취약 고리인 이탈리아 등에서 금융 위기가 촉발돼 중국에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금융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물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까지 이례적으로 참석시킨 ‘경제ㆍ금융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열고 컨틴전시 플랜을 논의했다. 대통령은 다시 한번 ‘전례 없는 대책’을 요구했지만, 당장 시급한 금융 안정을 위해 공매도 금지에 이은 외환시장 투기 방지책과 함께 대외 장ㆍ단기 부채 점검, 자금 유출입 모니터링 등이 시급하다. 아울러 국제 금융 안정 협의 채널 가동도 추진해야 한다. 규모 논란을 빚는 추경은 일단 공감대를 이룬 규모로 1차 추경을 신속히 처리하고, 필요 시 재정건전성 등을 재검토해 2차 추경을 준비하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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