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했는데 농산물 먹어도 될까” 걱정
전문가 “과일 표면에 바이러스 살아있을 가능성 낮아”
“대구ㆍ경북 세척 사과 택배로 받으려고 하는데 먹어도 될까요?”
지난 9일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역의 농산물 섭취 여부를 걱정하는 의견인데요. 전문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13일 0시 기준 대구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928명, 경북 내에는 1,147명으로 집계됐는데요. 국내 전체 확진자 7,979명 중 대다수가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발생하다 보니 해당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을 ‘먹어도 되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일도 생긴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대구 사과나 경북 미나리 등 지역 특산물도 판매가 크게 줄어 농민들이 울상인데요.
사람들이 시장에 나가질 않고, 학교도 개학을 하지 않으니 급식 납품 물량까지 줄어 사과가 농가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대구 사과 거래 물량은 지난달 21일 7.79톤, 22일 7.39톤에 그치며 최저점을 찍었고요. 3월 들어서 상황이 조금 나아지는가 싶었지만, 지난 7일과 10일에는 각각 16.25톤, 16.02톤에 그치며 거래량이 다시 줄었어요.
미나리의 경우 상황이 더 안 좋은데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미나리의 물량은 9일을 빼고는 4톤~7톤에 그쳤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엔 10톤 이하로 거래된 날이 딱 이틀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많이 침체한 것을 알 수 있지요.
대구 사과와 경북 미나리,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요? 전문가의 대답은 “네”입니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농산물 표면에 바이러스가 살아남아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바이러스 특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살아남으려면 ‘숙주 세포’가 필요한데요. 통상 이 숙주 세포는 박쥐나 낙타처럼 동물이 그 역할을 한다는 거죠.
시 교수는 “숙주 세포 밖에 바이러스가 묻은 경우 생존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에 몇 시간 안에 죽어 사라진다”라며 “산지에서 시장으로, 시장에서 가정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서 한 누리꾼이 걱정했던 것처럼 사과를 아예 씻어서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시 교수는 “농산물을 소독하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도 매우 적다”고 강조했어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사과와 3월이 제철인 미나리,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지요. 이렇게 영양분이 많은 신선한 과일과 농산물을 잘 먹는 것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시 교수도 “잘 드시는 것이 모든 질환과 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어요.
사과 농가를 돕기 위해 유통업체도 나섰습니다. 11번가는 13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ㆍ경북 사과 농가를 돕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지원한다고 밝혔는데요. NH농협카드도 힘을 보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해요.
옛말에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지요.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우울해도 십시일반 함께 살 방법을 찾는다면, 코로나19 극복의 기쁨은 두 배가 되지 않을까요? 대구ㆍ경북 농산물, 먹어서 응원할게요!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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