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성동구 군자차량사업소 검수고에서 지하철 1호선 전동차 객실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19’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코로나 일구? 코로나 십구? 이미 국립국어원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언론에서는 ‘일구’라고 읽지만 단지 어감상의 선택으로 보이며, 명시적 규범이 있는 것은 아니다. 19가 2019년을 뜻하므로 ‘십구’라고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실제 우리가 숫자를 어떻게 읽는지 한번 살펴보자.

스파르타 군인 300명을 소재로 삼은 영화 ‘300’은 ‘삼백’이라 읽는데 ‘300명’이라는 뜻을 반영해서 읽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요즘 상영하는 영화 ‘1917’은 ‘1917년’이라는 뜻을 살리려면 ‘천구백십칠’로 읽어야 하지만 그냥 ‘일구일칠’이라 읽는다. 이런 예에서 보듯, 우리는 생략된 단위를 파악해가며 숫자를 읽는 것 같지는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숫자 읽기는 관용으로 굳어지면 그 쓰임이 통용된다. 숫자를 읽는 법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12를 예로 들면, 열둘, 일이, 십이로 읽을 수 있다. 고유어 단위 앞의 숫자는 고유어로 읽고, 한자어 단위 앞의 숫자는 한자어로 읽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시간 12:12를 ‘열두 시(時) 십이 분(分)’으로 읽는 것만 봐도 그렇다.

다른 예를 보자. 4.19, 6.25처럼 우리나라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숫자로 표기한다. 이 경우는 소수점이 있는 숫자처럼 읽는다. 확실한 규칙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10.26은 ‘십 이륙’이라 읽지만, 바로 연이어서 벌어진 사건인 12.12는 ‘십이 일이’가 아니라 ‘십이 십이’라 읽는다.

코로나 19가 미래에 ‘코로나 십구’로 기억될지, ‘코로나 일구’로 기억될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코로나 19와의 싸움이 오늘 우리의 몫이듯이.

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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