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 노성운 박사팀은 11일 배추와 마늘에서 유래한 유산균이 김치 발효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배추와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김치의 원ㆍ부재료가 김치 발효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알려졌으나 어떤 원료에서 유래한 유산균이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김치 발효에 영향을 미치는 유산균들이 배추와 마늘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김치의 원ㆍ부재료인 배추와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멸균한 뒤 염기서열과 대사체를 분석한 결과, 배추와 마늘에서 생겨난 미생물이 김치 발효를 유도했다. 반면 생강과 고추에서 생겨난 미생물은 김치 발효를 이끌지 않았다. 실제 배추에서 나온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김치에선 김치 발효를 주도하는 3대 유산균인 류코노스톡과 와이셀라, 락토바실러스가 우세한 군집을 이뤘다. 이 중 류코노스톡은 시원하고 청량한 맛을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른바 김치유산균으로 불린다. 마늘에서 유래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김치에서도 류코노스톡과 와이셀라 균주가 지배적이었다. 또 이들 유산균에 의해 만니톨과 젖산 등 대사산물이 생성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특히 류코노스톡 등 김치 발효 3대 유산균을 분리한 뒤 이들 유산균을 무균 김치에 접종한 결과, 유산균 종류에 따라 김치 발효가 다르게 전개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식품 분야 국제 학술지인 푸드 케미스트리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세계김치연구소 관계자는 “김치 발효 유산균의 기원과 발효 특징을 확인한 이번 연구 결과는 표준화한 김치 생산을 위한 과학적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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