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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공포ㆍ유가 폭락에… 세계증시 ‘블랙 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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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공포ㆍ유가 폭락에… 세계증시 ‘블랙 먼데이’

입력
2020.03.09 17:58
수정
2020.03.10 01: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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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2%↓, 환율 11.9원↑, 국고채 금리 0%대 바짝

아시아ㆍ유럽 증시 폭락… 미국은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1조3,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 치우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1조3,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 치우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9일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았다. 국내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하루 기준 역대 최대인 1조3,000억원대 주식을 순매도했고, 일본 증시는 5% 급락했다. 유럽 증시도 8%대 폭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장중 7%대 폭락세를 보이며 15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산유국들의 감산동맹이 깨지며 국제유가마저 급락해 주가하락을 더 부추기는 등 코로나발 경제 충격은 날로 강도를 더하는 모습이다.

◇외인 1조3,000억원 역대 최대 ‘투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9%(85.45포인트) 급락한 1,954.7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8월 29일(종가 기준 1,933.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는 2.90% 하락세로 출발해 장중 한때 1,9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 이날도 폭락장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이날 1조3,12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직전 기록(2010년 11월 11일 1조3,094억원) 이후 무려 9년 5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1월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8조1,154억원 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4.38%(28.12포인트) 폭락한 614.60으로 종료했다. 증시에서 이날 하루 증발한 시가총액은 68조원에 달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31.82% 급등한 36.21로 마감해 2011년 10월 22일(종가 36.22)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7% 하락해 작년 1월 이후 처음 2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3.01%, 대만 가권지수는 3.04% 내린 채 종료했다. 유럽 증시도 영국과 독일 등이 8%대 급락세로 출발했다.

◇코로나 공포에 유가급락이 기름 부어

반면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심해지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원 오른 1,204.2원까지 치솟았다. 채권값도 초강세를 보여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1% 이하(0.998%)로까지 떨어진 끝에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내린 연 1.038%까지 수위를 낮췄다.

이날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간 건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커진 탓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간 감산 협상이 깨지면서 국제유가가 폭락해 기름을 부었다. 이날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30% 가까이 폭락하며 한때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폭락은 향후 물가 전반의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이날 주식투자자 불안을 부추긴 가장 큰 배경”이라며 “또 지금처럼 채권금리가 급락할 경우 경기침체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져 외국인이 투매 양상을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 금융시장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초저금리 국면에서 향후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짙게 깔려 있다”며 “반등을 기대할 재료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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