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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수요처 중국 휘청이는데 반도체 가격 ‘훨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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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수요처 중국 휘청이는데 반도체 가격 ‘훨훨’… 왜?

입력
2020.03.09 15:39
수정
2020.03.09 18:4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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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산차질 우려로 선수요 반영서버용 반도체 수요 회복 시각도코로나 장기화땐 시장 어려워질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로 메모리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한국 기업의 공급 차질 우려에서 파생된 선(先)수요에, 그 동안 부진했던 서버용 반도체 수요 회복 조짐까지 더해진 분위기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의 대표 상품인 D램 단가(DDR4 8Gb 기준)는 지난달 24일 3.32달러에 도달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달 6일엔 3.56달러까지 올라섰다. 연초(3.03달러)와 비교하면 0.5달러 이상 높은 가격으로, 지난달의 보합세를 극복한 양상이다. 낸드플래시(MLC 128Gb)의 지난달 월말 단가는 전월 대비 보합세(4.56달러)를 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세는 계속된 양상이다. 국내 양대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의 70%, 낸드플래시의 50%가량을 각각 점유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하면서 15개월 만에 마이너스 증가율에서 벗어났다.

이런 가격 호조는 세계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부진한 현실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란 시각이 많다. 코로나19 확산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의 생산 차질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수요 측 염려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조성되고 있다는 시나리오에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 반도체 장비업체의 한국 및 중국 출장이 금지되면서 국내 업체의 설비투자 계획이 일부 차질을 빚고 있는데, 이 또한 공급자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서버 증설에 따른 영향이란 시각도 나온다. 코로나19 공포에 따른 ‘가수요’가 아니라 당장 반도체가 필요하면서 불거진 ‘진짜 수요’란 진단에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계에서 인공지능(AI)이나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새로운 컴퓨팅 수요를 위한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서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델,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서버업체들의 반도체 관련 투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대(對)중국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20.3% 늘어난 것은 중국 IT업계 역시 데이터센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나온 방증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며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은 우세하다. 메모리반도체를 많이 쓰는 상품인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완제품 판매가 부진해지면 부품 시장도 동반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 전망치를 2.4%에서 -7.2%로 대폭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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