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여론조사서 與 지지층 48% “비례용 정당 불필요”
당 지도부 이르면 주말 전격 결정… 정의당 불참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당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보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말 합류 여부를 결단할 것이라고 한다. 비례대표 정당에 미련을 놓지 못하는 민주당 행보에 대한 중도층 민심이 싸늘한 상황에서,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연합정당에 비례대표 후보 6, 7명을 파견 보내는 방식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파견 행선지는 주권자 전국회의 등이 중앙당 창당을 준비 중인 ‘정치개혁연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후보들을 연합정당에 내 주는 방식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 꿔주기’를 감행하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당내 의원 여론을 수렴하는 정식 절차를 생략하고 결정을 밀어붙이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민주당이 연합정당 형태의 위성정당에 가담하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중도층의 59.1%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고, ‘필요하다’는 응답은 25.9%였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필요하지 않다’(48.1%)가 ‘필요하다’(40.9%)보다 많았다. 민심은 의석 몇 개라는 실리보다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을 원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정당 투표에서 정의당에 표를 대거 빼앗기고 21대 국회에서 원내 제1당을 놓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어느 정당이나 단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의 35.1%가 정의당을 꼽았다.
정의당은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5일 “심상정 대표는 위헌적인 위성정당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입장이 정의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정의당은 연합정당 합류 대신 민주당과의 전략적 연대를 바라고 있다.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비례대표를 내지 않는 식으로 정의당을 지원하고, 지역구 선거에선 선거 연대를 맺자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연대 방식으로 민주당이 더 얻을 수 있는 의석은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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