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대구ㆍ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인력 부족에 의한 피로누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의사와 간호사, 파견 공중보건의 숫자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하루 수백 명씩 늘어나는 환자를 감당하기엔 벅차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 피로누적이다.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 때문에 귀가도 못한 채 장례식장 접객실에서 쪽잠을 자고, 환자를 돌보던 의사가 실신하는 등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선별진료소 인원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이동식 음압기나 마스크 등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도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기는 하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제일 심각한 문제가 현장 의료진들의 피로 현상”이라며 “집중적으로 환자들이 발생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의사, 간호사들이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20년 신규 임용 예정인 공중보건의 750명과 군의관 후보생 680명을 조기 임관시켜 현장에 투입하고 간호사관학교 생도 75명의 졸업식도 앞당겨 모두 현장에 보낸다는 계획을 내놨다. 치료 체계를 경증환자와 중증환자로 이원화하기로 하면서 의료진의 피로도도 다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염병 유행 시 의료인력 확보와 보호는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정부는 의료인력 확보에 지원을 아껴서는 안된다.
대구ㆍ경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근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의료인들이 대구ᆞ경북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특단의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가 의료 비상사태인 만큼 의료계의 협력 아래 상황 악화시를 대비한 추가 의료인력 확보계획도 세워야 한다. 의대ᆞ간호대 고학년들이 의료인 지도 아래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간호사들의 자원 유도를 위한 특별수당 마련 등도 신속히 검토하기 바란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대 정원, 의대 신설 등을 포함한 의료인력 수급 대책을 재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