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들에게 경각심 주고자 쓴 글”
“신천지가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조차도 포섭 대상으로 삼았다”고 해 눈길을 끈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이 1일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관련 폭로를 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과도한 억측”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신천지 건 공개 그 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제 제가 올린 신천지 관련 내용이 세간에서 큰 화제인가 봅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신천지의 고위급 인사 포섭 시도 목격담’이라는 글과 함께 신천지 관계자와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글과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신천지 위장조직으로 알려진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관계자들은 이낙연 전 총리와의 면담을 지난해 8월 요청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이들은 같은 해 11월 ‘이미 약속된 일’이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며 다시 면담을 요청했다는 게 정 전 실장 말이다. 정 전 실장은 “그들은 총리 면담을 통해 총리를 포섭한 후 자신들의 세력 확대나 영향력 과시용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의 글은 신천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큰 화제가 됐고, 정치권 인사 중 일부가 신천지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맞물리며 더욱 관심을 받았다. 일부 국내 언론은 이 전 총리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정 전 실장이 ‘다른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이러한 글을 올렸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정 전 실장은 “어떤 분의 해석(추측)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 마디로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하겠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천지 측이 각계의 유명인사들을 포섭하여 교세 확장이나 세 과시에 활용한다는 내용을 보고서 문득 총리실에서 내가 겪은 일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제 목격담을 구체적으로 공개함으로써 특히 공직자들에 일종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는 것이 정 전 실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관심은 고마우나 과도한 억측 같은 건 삼가 주시길 부탁 드린다. 혹여 이번 건이 괴상한 가짜뉴스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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