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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가 멈춰 세운 한미훈련, ‘한반도 경색’ 해소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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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가 멈춰 세운 한미훈련, ‘한반도 경색’ 해소 계기 되길

입력
2020.02.28 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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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한미연합사 공보실장 피터스 대령.
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한미연합사 공보실장 피터스 대령.

한미 군 당국이 내달 초로 예정된 연합훈련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기한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앞서 한미 국방장관이 25일 기자회견에서 “축소 검토”라고 밝혔으나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연기’로 결정했다.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전반기 훈련을 취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비상상황에서 내려진 합당한 결정으로 평가할 만하다.

한미는 발표문에서 “훈련 연기는 코로나19 확산 차단 노력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서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한미 연합훈련 연기가 처음인 만큼 고민이 컸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군 확진자는 20명을 넘었고, 주한미군 병사도 첫 확진자로 판명돼 모든 미군기지가 ‘준폐쇄’ 상태에 들어갔다. 3월 연합훈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이어서 많은 병력이 동원되지는 않지만 양국 군이 지휘소에서 여러 날 머리를 맞대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연합훈련 조정이 불가피한 결정이기는 하나 과제도 떠안았다. 당초 한미 군 당국은 올해 4월까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조건을 정하고 하반기 연합연습에서 평가할 계획이었다. 군은 전작권 전환 일정에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밝히고 있지만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안보 공백’을 막기 위한 경계력 강화 대책과 함께 이번 기회에 감염병 등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군의 대응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북미ᆞ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는 노력도 필요하다. 북한이 한미 훈련 취소를 줄곧 요구해온 만큼 이번 조치가 대화 모멘텀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열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계속돼온 한반도 경색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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