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너무한 거 아니냐” 불만 쏟아내자
회사 “오해 불러일으킬 잘못된 표현” 사과
한 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인사 징계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가 직원들 반발에 다시 철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회사 동원의 계열사 동원홈푸드는 26일 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 징후 대책방안’이란 이메일을 보내면서 “향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동료 및 사업장이 피해를 입는 경우 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음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 회사 징계를 받을 수 있으니 스스로 감염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취지다.
공지가 나간 후 직원들 사이에선 “너무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환자’가 속출하며 기업들 스스로 감염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상황인데, 회사가 직원을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확진자 낙인찍기’를 하는 것 아니냔 지적이 잇따랐다. 이 회사에 다니는 한 직원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회사가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확진자는 징계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공지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이없어 했다. 또 다른 직원은 “만약 회사 대표나 간부가 코로나에 감염돼도 징계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회사 측은 하루 만에 공지를 철회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즉각 보고해달라는 취지에서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잘못된 표현인 만큼 직원들에게 다시 사과 공지를 했다"고 해명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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