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창모와 지코에 이어 그룹 방탄소년단이 올해 초 가요계를 힙합으로 물들이고 있다. 왜 힙합이 사랑받고 있을까.
1월과 2월 가요계 음원 차트에서는 힙합 장르의 음악이 강세를 보였다. 창모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메테오(METEOR)'로 새해 첫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코가 '아무노래' 챌린지와 함께 롱런 음원 파워를 자랑했고, 가장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컴백과 동시에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으로 국내외 모든 차트를 점령 중이다.
'메테오', '아무노래', '온'은 서로 다른 메시지와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만 힙합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음원 차트가 여름에도 발라드로 채워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겨울부터 힙합이 리스너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창모, 지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전 연령대에게 사랑 받으면서 힙합을 다시 가요계 주류 장르로 올려뒀다.
새로운 음원 차트 1위인 방탄소년단의 '온'이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선보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와 이번 '온'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아티스트로서 성장의 정점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파워풀한 힙합을 선택했다. 이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더욱 확실해진 무게중심을 청각적으로도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창모, 지코, 방탄소년단의 음원 파워를 주목하면서 "방탄소년단은 언제 나와도 1위를 할 수 있는 팀이다. 지코는 특유의 신나는 바이브로 챌린지와 음원의 동반 흥행을 이끌었다. 창모는 꾸준히 입소문을 타온 가수"라며 "세 팀이 힙합 장르를 하기 때문에 힙합이 올해 초 음원 차트에서 활약했다"고 바라봤다.
음원 사재기 근절에 대한 대중의 바람이 커진 것을 주된 이유로 든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지난해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았던 곡들은 대부분 발라드 장르였다. 온라인 상에서 몇몇 발라드를 조롱하는 밈(meme)이 많았고, 그러다보니 발라드에 지친 리스너들은 완전히 다른 힙합 곡들을 많이 듣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힙합 음악은 차트 위 기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메테오'와 '아무노래'가 높은 순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의 컴백 활동이 시작되며 힙합의 음원 차트 점령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힙합으로 시작된 올해의 음원 차트가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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