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안일해지면 파국” 방역 고삐
유엔, 국경없는의사회 대북 지원도 승인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 주민에게 당국 지침 ‘절대 복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접경을 맞대고 있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극도로 긴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6면 국제면을 통해 “세계적으로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자수가 25일 현재 8만여명에 달하였다”며 신종 코로나 관련 소식을 전했다. 특히 신문은 “남조선에서 감염자가 977명으로 증가하고 10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서울 용산·강동구와 경기 남양주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국내 상황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남측 소식을 하루 단위로 상세하게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문은 신종 코로나 사태 예방을 위한 국내 방역 대책에 고삐를 죄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높은 공민적 자각을 가지고 최대로 각성분발하자’ 제목의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 대응에 대해 “순간이라도 안일해이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 후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누구나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의 통일적인 지휘와 국가적 조치에 절대 복종하며 비상방역체계에 따르는 규율과 질서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야외나 공공장소에서의 단체 모임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국가가 선포한 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될 때까지 야외나 공공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물자들에 대해서 격리 날짜를 철저히 보장하도록 요구성을 높이고 감시와 소독을 책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사람뿐 아니라 수입품에 대한 격리 조치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북한 내 의료ㆍ방역 물품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국제사회의 지원도 본격화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신청한 신종 코로나 구호물품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관련 대북 제재 면제 두 번째 사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용 고글 800여개와 면봉 1,000여개, 검사용 의료장비 등을 북한 보건성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북한 관영매체들은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없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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