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제주 제주시갑 선거구에 전략공천하자 당내 예비후보가 반발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또 도내 일부 당원들이 전략공천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강행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중앙당이 제주시갑 전략공천 후보로 확정ㆍ발표하자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준엄한 명을 받들고자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치 개혁과 민생 개혁 완성, 그리고 제주도의 완성을 통한 제주도민의 자존 회복을 위해 압도적 승리를 도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까지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해 온 박희수ㆍ문윤택 예비후보에게 마음 깊은 위로와 존경을 보내고 정치적 식견과 정책을 온전히 이어받아 제주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완성과 민생 개혁을 위한 대장정에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이어오던 박희수 제주시갑 예비후보는 중앙당의 전략공천에 대해 반발하면서 재심을 요청했다.
박 예비후보는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제주시갑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하고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번 전략공천 확정 발표로 지난 제주도지사 선거에서의 패배를 재현할 수밖에 없으며 민주당에 대한 도민의 불신을 키워 제주도 국회의원 선거 전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제주사회에서는 송 전 위원장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 과정도 없이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심히 유감”이라며 “제주시갑 지역의 문제점과 회자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 전략공천에 대해 이의신청과 재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선을 요구해왔던 같은당 문윤택 예비후보도 전략공천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고,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중앙당이 제주시갑 선거구에 대한 전략공천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원 등 1,100여명이 전략공천 반대 탄원서를 중앙당에 제출했었다.
도내 정가에서는 “기존 예비후보들을 물론 일부 당원들은 이번 중앙당의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한 조기 봉합 여부가 이번 총선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 전망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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