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입국제한 정치권도 공방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입국한 강원대 소속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교에서 마련한 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폭발적 확산으로 ‘중국인ㆍ중국 경유 외국인 입국 금지’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래통합당은 24일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국민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며 민심을 자극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중국 발(發) 입국 금지를 제시한 것이 무려 한 달 전이었다”며 “지금이라도 중국발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그러나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체류자의 입국을 금지한 현재 조치를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24일 재확인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 환자가 후베이성에 국한돼 있는 만큼, 중국인 전체 혹은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를 하는 것은 소모적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청와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상반기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중국 눈치를 본다’는 보수 진영의 논리가 지나치게 단편적이라고 정부는 반박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로선 중국인ㆍ중국 경유 외국인 전체의 입국을 막는 데 소모되는 다양한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제ㆍ인적 교류가 적은 나라라면 몰라도, 대상이 중국이라면 다양한 측면에서 판단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인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북한, 몽골, 베트남, 필리핀, 우간다, 토바고 등 약 26개국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하면 방역 능력이 취약해 차라리 중국과 교류를 당분간 끊는 게 유리하다고 볼법한 국가가 대다수”라며 “우리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교적 손익’도 계산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북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사업을 새로운 비핵화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 중국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지를 정부가 감안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되면서 한중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 같은 상황이 정부의 중국인 입국 관련 조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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